[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퉁퉁한 체격의 남성이 티셔츠를 입고 시멘트 포대를 등에 지고 건설 현장을 걷고 있다. 세상의 고난을 다 짊어진 듯한 표정이다. 가만히 보니 등에 맨 것은 시멘트 포대가 아닌 '천마표시멘트' 상표가 디자인된 백팩이다. 티셔츠에도 천마표시멘트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이 남성이 맨 백팩은 '내 삶의 무게'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인기 상품이다.
천마표시멘트는 성신양회가 생산하는 시멘트의 브랜드명이다. 성신양회는 지난 1일 온라인 쇼핑몰 포엑스알(4XR)과 협업해 백팩과 안전모, 티셔츠, 슬리퍼, 타월 등 5종의 상품을 제작·출시했다. 이 중 안전모는 이벤트를 통한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나머지 4종은 시중에 판매했다.
특히 백팩은 시멘트 포대로 착각할 정도로 시멘트 포대와 흡사하게 만들었다. 재질은 실제 시멘트 포대와는 다르지만 질감이 비슷한 페이퍼레더(한지가죽)를 사용했다. 닥나무 껍질로 만든 한지와 자연섬유 코튼을 접착해 튼튼하다. 구겨진 종이의 느낌은 살렸다. 500개만 한정 수량(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만들었다.
4XR 온라인몰과 서울, 수원, 인천, 대전, 광주, 창원 등 6개 도시의 직영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몰 등에서 판매됐다. 백팩은 출시된 일주일도 되기 전에 고객들의 엄청난 호응 속에 매진됐다.고객들은 '고되고 힘든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걸어나가는 사나이의 외길. 그들을 응원한다'는 제품의 카피에 열광했다.
백팩 등은 4XR 홈페이지와 인터넷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큰 화제를 낳았고, 고객들은 백팩·안전모·티셔츠·슬리퍼·타월 등 5종을 묶어 '노가다에디션'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노가다에디션은 건설일용직을 속되게 이르는 노가다와 패션 한정상품 에디션을 합성한 단어다.
고객들은 또 '내 삶의 무게' 백팩의 추가 발매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4XR은 한정 수량을 제작한 만큼 추가로 제작하지 않을 방침이다. '내 삶의 무게' 백팩은 현재 중고나라에서 웃돈이 붙어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티셔츠도 1차 완판 이후 지난 17일 추가 입고돼 인기리에 판매 중이며, 타월은 백팩에 사은품으로 얹어주기도 하고 낱개로 판매하기도 한다. '대표님이 신을라고 만든 슬리퍼'라는 카피가 미소짓게 만드는 슬리퍼도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4XR은 성신양회와의 협업 이전에 대한제분의 곰표와 반팔티와 백팩, 곰표키링 등의 콜라보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김광선 4XR 영업마케팅 팀장은 "백팩이 인기가 대단하지만 추가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슈마케팅을 통해 4XR과 성신양회는 서로 윈윈하고 있다. 계속해서 다른 회사와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해 다음 콜라보 제품에 대한 기대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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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관계자는 "천마표시멘트가 성신양회의 제품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번 협업으로 많은 사람이 브랜드를 알게 됐다"면서 "수치화 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가치있는 무형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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