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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손석희 "시간은 흐른다…잘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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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것들과 이별해야 할 때 있다"

[전문] 손석희 "시간은 흐른다…잘 지내고 있어" 손석희 JTBC 사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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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손석희 JTBC 사장이 최근 자신의 팬클럽을 통해 "잘 지내고 있다"며 오랜만의 근황을 전했다.


손 사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팬카페인 '언론인 손석희 팬클럽'에 '안녕하세요. 손석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안경을 바꿨다. 바꾸고 싶어 바꾼 게 아니라 이제껏 쓰던 안경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며 "20년이나 걸치고 있었고, 안경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다른 안경다리를 붙여가면서 써왔을 만큼 정이 들었는데, 그만 택시에 두고 내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비슷한 안경을 구할까 하다가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며 "세상에 그와 똑같은 안경은 어차피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손 사장은 "살다 보면 어느 때인가는 그동안의 익숙했던 것들과 이별해야 할 때가 있다"며 "그것도 한꺼번에 말이다"라고 했다.


그는 "매일 뉴스를 들여다보고, 앵커 브리핑을 고민하고, 엔딩 음악까지 골라야 했던 익숙했던 일상은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좀 가혹했다"며 "칼날 위에서 수십 년을 보냈으니 평평한 땅 위로 내려온 것이 오히려 생소하긴 하지만 그래도 평평한 땅 위의 삶이 훨씬 좋다는 것은 진리"라고 전했다.


또 손 사장은 "어느 사이 시작된 코로나는 또 다른 일상을 요구한다"며 "누군가를 의심하고, 누군가를 멀리하고, 누군가를 혐오하고, 그러면서도 그 누군가들과 함께 지냈던 세상을 그리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발생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앞으로의 세상은 그 이전의 세상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는 게 맞는 것일까를 늘 고민한다"고 했다.


끝으로 손 사장은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어떤 일이든 그 시간에 묻어가 버리며, 저는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늘 올리는 글은 그렇게 제가 여러분께 보내드리는 신호"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과거 차량 접촉사고 등을 기사화하겠다며 손 사장에게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리랜서 기자 김웅(50) 씨가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박용근 판사)은 지난 8일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손 대표에게 '2017년 주차장 접촉사고를 기사화하겠다', '폭행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채용과 2억4천만원의 금품을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은 손 사장이 팬카페에 남긴 글.


안경을 바꿨습니다. 바꾸고 싶어 바꾼 게 아니라 이제껏 쓰던 안경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20년이나 걸치고 있었고, 안경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다른 안경다리를 붙여가면서 써왔을 만큼 정이 들었는데 그만 택시에 두고 내렸습니다. 비슷한 안경을 구할까 하다가 일부러 그러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그와 똑같은 안경은 어차피 없으니까요.


살다 보면 어느 때인가는 그 동안의 익숙했던 것들과 이별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도 한꺼번에 말입니다.


매일 뉴스를 들여다보고, 앵커브리핑을 고민하고, 엔딩 음악까지 골라야 했던 익숙했던 일상은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좀 가혹했습니다. 칼날 위에서 수십 년을 보냈으니 평평한 땅 위로 내려온 것이 오히려 생소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평평한 땅 위의 삶이 훨씬 좋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그리고 어느 사이 시작된 코로나는 또 다른 일상을 요구하네요. 누군가를 의심하고, 누군가를 멀리하고, 누군가를 혐오하고, 그러면서도 그 누군가들과 함께 지냈던 세상을 그리워합니다. 코로나 발생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앞으로의 세상은 그 이전의 세상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는 게 맞는 것일까를 늘 고민합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어떤 일이든 그 시간에 묻어가버리며, 저는 잘 지내고 있다는 것. 오늘 올리는 글은 그렇게 제가 여러분께 보내드리는 신호입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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