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꾸미기 열풍…각종 용품에 스티커 붙이며 자신만의 개성 표현
텐바이텐, 다꾸러들의 성지 ‘텐텐 문방구’이어 ‘데꾸테리어’ 기획전 전개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MZ 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꾸미기 열풍이 불고 있다. 다이어리를 꾸미는 ‘다꾸’를 시작으로 스티커로 꾸민다는 의미의 ‘스꾸’, 휴대폰을 꾸미는 ‘폰꾸’, 책상을 꾸미는 ‘데꾸’, 폴라로이드 사진을 꾸미는 ‘폴꾸’까지 다양한 형태로 꾸미기가 진화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유행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꾸미기 열풍 시작 ‘다꾸’…시장 규모만 100억= 2일 MZ 세대들이 주로 활동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내 해시태그를 보면 이날 기준 게시물이 ‘다꾸’ 116만개를 비롯해 ‘스꾸’ 9만1000개, ‘폰꾸미기’ 1만4000개, ‘책상꾸미기’ 2만9000개, ‘폴꾸’ 3만7000개에 달한다.
꾸미기 열풍은 다꾸로부터 시작됐다. 예전부터 존재해 왔던 다이어리 꾸미기가 최근 1~2년 사이 레트로(복고)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열풍을 타고 각광받기 시작한 것. 기존의 다이어리 꾸미기가 다이어리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의 다꾸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의 특성에 따라 꾸미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티커와 마스킹 테이프, 속지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다이어리를 꾸미고 이를 SNS에 올려 인증한다. 자신이 직접 꾸며서 만든 다이어리이기 때문에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다이어리를 꾸미기 위해 예쁜 스티커를 찾아다니는가 하면 직접 디자인 해서 인쇄소에 맡겨 제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스티커는 인스(인쇄소 스티커)로 불리며 서로 사고팔기도 한다.
다꾸가 인기를 끌면서 다이어리를 꾸미는데 필요한 마테(마스킹 테이프), 인스, 떡메(떡제본 메모지) 등의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텐바이텐, 교보문고 핫트랙스, 다이소 등 문구용품을 다루는 업체들에서 다꾸 전용 코너를 만드는가 하면 ‘내맘대로다꾸다꾸’, ‘인스앤슬라임’, ‘까만너구리’ 등 다꾸 전문 문구점도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다꾸 시장 규모를 대략 1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스꾸’ 즐기는 MZ 세대= 다이어리를 꾸미는 MZ 세대들은 이제 스티커를 활용해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 PC 등 평소 자주 사용하는 물건에 스티커를 붙이며 꾸미기를 시작했다. 스티커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것이다. 일명 스꾸다.
스꾸가 보편화 되면서 어디든 붙일 수 있고 흔적 없이 뗄 수 있는 리무버 스티커의 인기가 높아졌다. 스티커의 사이즈도 다양해지고 있다. 노트북에 붙이는 빅스티커, 핸드폰이나 태블릿 PC 등에 붙이는 중간사이즈 스티커, 무선 이어폰 커버 등에 붙이는 스몰 스티커 등 다양한 사이즈로 나오고 있다.
인기 스티커는 이름이나 좋아하는 단어나 숫자, 생년월일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알파벳과 숫자 스티커’ 제품이다.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 스티커’, 폭죽이 터지는 모습으로 파티 장식을 연상케 하는 ‘컨페티 스티커’ 등도 인기다.
다꾸는 책상으로까지 진화했다. 다이어리 꾸미기를 통해 직접 꾸미는 재미를 느낀 MZ 세대들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책상까지도 꾸미기 시작한 것. 이에 책상을 자신의 개성에 맞춰 꾸미는 활동을 일컫는 ‘데꾸테리어(데스크 꾸미기+인테리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데꾸’는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인증 문화와 만나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내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찍어서 올리는 ‘공스타그램’, 자신의 집을 보여주는 ‘집스타그램’, 다이어리를 꾸미는 ‘다꾸’ 등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인기 해시태그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어디에나 스티커로 꾸미기 좋아하는 꾸미기 문화는 최근 들어 폴라로이드 꾸미기로 이어지고 있다. 폴꾸는 폴라로이드 모양으로 사진을 뽑은 후에 다양한 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것으로 최근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새로운 덕질 문화로 각광 받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골라서 인쇄하고 이를 취향에 맞게 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과정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텐바이텐, 다꾸러 성지 ‘열풍 주도’= 기업들이 꾸미기 열풍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에서는 다꾸 용품 행사인 ‘다꾸페(다이어리 꾸미기 페어)’를 진행해 인기를 끌고 있다.
디자인 상품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은 2007년부터 다이어리 전용 코너인 ‘다이어리 스토리’를 13년째 운영하고 있다. 다이어리를 비롯해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등 다꾸용품들을 한곳에 모아서 판매하고 있다. 제품 판매 외에도 다꾸 노하우를 영상으로 전달하는 ‘다꾸TV’, 고객들이 직접 자신이 꾸민 다꾸를 올리고 베스트 다꾸러를 뽑는 ‘다꾸톡톡’ 등 다꾸에 관심이 많은 MZ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텐바이텐 대학로점’ 2층에 문구 전용 공간인 ‘텐텐 문방구’를 운영해 다꾸러(다이어리를 꾸미는 사람)들의 성지로 불리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텐텐 문방구를 온라인 상에서 운영, 다이어리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위한 다꾸 용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외에도 감성적인 디자인 상품을 모은 ‘감성 데꾸테리어(2월)’, 90년대 레트로 콘셉트를 반영한 ‘레트로 데꾸테리어(3월)’, 싱그러운 봄 느낌으로 힐링 공간을 연출하는 ‘힐링 데꾸테리어(4월)’, 해외 편집숍 제품으로 구성해 여행 심리를 자극하는 ‘여행 데꾸테리어(5월)’를 진행했다.
텐바이텐 관계자는 “MZ 세대에게 꾸미기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자신의 일상을 가꾸는 활동으로써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텐바이텐에서도 고객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워나가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상을 꾸미는 데꾸테리어를 비롯해 다양한 꾸미기 활동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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