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매각 후 회사 실적은 나락으로
감사의견 '거절'에 거래정지…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쏠리고 있다. 올해 IPO 최대어 SK바이오팜은 31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역대 최대규모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큰 변동성을 선보이면서 새롭게 주식 투자를 시작한 개인 투자자가 늘었다. IPO 투자에 관한 관심도 커진 가운데 공모주 투자에 나서려면 적정 공모가에 관한 판단이 필요하다. 아시아경제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 상장사가 제시했던 투자설명서를 되짚어보고 공모가 적정성을 들여다본다.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샘코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도어시스템 기업이라는 타이틀로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상장 3년 차가 되던 지난해 대표가 회사를 매각하면서 급격하게 실적이 악화됐다. 여기에 재무상황도 나빠지면서 결국 감사의견 거절까지 받았다. 코스닥 상장 4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샘코는 2002년 설립됐다. 국내 유일 항공기 도어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승객용도어, 화물용도어, 점검도어 등을 제조·생산하고 있다. 러시아 '수호이'와 미국 '보잉', '스피릿', 유럽 '에어버스헬리콥터' 등 약 10개의 글로벌 메이저 항공기 제조회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상장 당시 샘코는 세계에서 항공기 도어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있는 회사는 총 5곳이라고 강조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2017년 9월에 코스닥에 상장한 그해 샘코는 매출액 301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예상 실적이었던 매출액 332억원과 영업익 38억원과 괴리율은 각각 9.33%와 15.38%다. 문제는 2018년부터로 전망치와 실제 실적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2018년 샘코의 예상 매출액은 488억원, 영업익은 64억원이었다. 실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12억원과 42억원에 그쳤다. 샘코는 미쓰비시(Mitsubishi)의 민항기 'MRJ'의 도어 시스템 부품 일체를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MRJ의 개발과정에서 인증절차가 지연되면서 샘코의 양산도 조정돼 매출 발생이 지연된 것이다.
2019년 샘코는 큰 풍파를 겪는다. 2019년 5월 당시 샘코의 대표였던 이창우씨 외 4인은 300억원에 지분 45.50%를 크레도파트너스 외 5인에게 양도했다. 상장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대표가 회사를 매각한 것이다.
최대주주가 바뀐 뒤 실적과 재무상황 모두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액 257억원을 기록했으나 24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부채비율도 2017년 말 47.3%에서 지난해 말 432.5%로 증가했다. 결국, 그해 샘코는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결 거절을 받았다. 당시 삼일회계법인은 "영업손실이 240억원이며, 당기순손실이 320억원"이라며 "보고기간 종료일 현재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48억원 초과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하여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하려고 했던 계획도 어그러졌다. 지난 1일 정밀주조업체 티에이치정밀의 경영권을 인수키로 한 계약이 해제됐다. 당시 샘코는 인수금액 82억 중 60억원을 CB 발행금으로 대용 납입했는데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전환사채(CB) 기한 이익이 상실되면서 계약도 해제됐다.
문제는 샘코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어서 회생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지난 1분기 샘코는 매출액 47억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6.74%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더 늘었다. 특히 부채비율은 1051.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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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샘코는 현재 매매가 중지된 상태로 내년 4월12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 받은 상태다. 내년에 또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상장 폐지된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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