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혜민 기자] 잇단 '막말 파문'으로 중도층의 외면을 받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막말의 장본인인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를 제명하고 '이대로는 개헌저지선도 안된다'며 읍소 작전에 나섰다. 범여권이 예상한 '180석'도 가능하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보수 지지층을 미래통합당으로 집결시키려는 모양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말에 여러가지 자체 여론조사, 판세 분석을 해보니까 개헌(저지)선도 위태롭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도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통합당은 이같은 관측에 반발했지만 최근 조사 결과 범여권이 180석을 가져갈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주말을 거치기 전까지는 과장된 얘기일 수 있다고 봤는데 오늘 전략적 판단을 해보니까 (180석이) 과장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가를 아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젊은 중도층이 미래통합당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지도부의 진단이다. 박 위원장은 "왜 이런 일이 지난 2주간 벌어졌는지를 되짚어봤다.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가장 심각한 이슈는 역시 차 후보 이슈"라며 "판세 분석에서도 3040(세대), 중도층이 나가는 현상이 유력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차 후보는 지난주 후보 토론회에서 "세월호 유족들이 문란한 행위를 했다"며 'ㅇㅇㅇ'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당 윤리위원회는 탈당권유 처분을 내렸으나, 차 후보는 이를 '선거완주 허용'으로 받아들였다. 이어 지역구 경쟁자인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을 두고 '현수막 ㅇㅇㅇ'이라는 단어를 또 사용해 다시금 물의를 빚었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이같은 행위가 중도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선거를 하고 있는가"라며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과 그 이후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이렇게 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은 최대한 빨리 지도부를 소집해 최고위를 열어 제명을 신속히 추진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도 바로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미래통합당이 '정권 심판' 기조에서 '읍소' 전략으로 돌아선 것은 선거철이 가까워져오면서 수도권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이진복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지난 10일 "수도권 민심이 전혀 움직이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고, 자체 조사 결과 서울에서 6석이 나왔다는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이에 슬로건도 '폭주냐 견제냐'로 바꾸고, 막말 논란에 대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큰절을 하며 사과하는 등 낮은 자세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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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래통합당은 이날 충북과 대전, 세종, 경기 지역 등 격전지를 돌며 유세를 이어간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오전부터 충북 제천, 충주, 청주를 거쳐 대전 서구, 유성구, 세종, 경기 안성 후보 지원유세를 진행한다. 박 위원장도 경기 화성, 용인, 수원 등을 돌며 지원 유세에 총력을 다한다.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선대위도 경기 부천시에서 미래통합당 지원유세를 펼친 후 수원역에서 거리인사를 갖고, 미래통합당 수원시와 하남시 후보의 지원에 나선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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