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람人]"계급장 떼고 끝장토론" KT 사장의 '보텀업 리더십'

시계아이콘02분 31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사람人]"계급장 떼고 끝장토론" KT 사장의 '보텀업 리더십'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전면에 나서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맞짱 토론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오는 3월 KT 최고경영자(CEO)로 정식 취임을 앞둔 구현모 사장은 남다른 승부사다.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위기가 닥쳤을 때 오히려 과감해지는 리더십이라는 점에서. 6~7년 전 KT가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던 때도 그랬다. 그는 직원들에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기업 문화에 변화를 일으킨 '숨은 주역'이었다.


침체된 조직문화를 우려했던 구 사장이 당시 앞세운 것은 '소통과 임파워먼트(권한 위임)'. 그는 직원들이 현장을 통한 구체적인 문제 해결 경험을 쌓아야만 기업 전체의 변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계급장 뗀 끝장토론'을 시작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실시된 KT만의 독특한 '1등 워크숍'이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계급장 뗀 끝장토론으로 동기부여= 1등 워크숍이 KT의 변화 근간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실행'에 있었다. 여러 부서가 얽힌 난제들을 놓고 실무자 수십 명이 참석해 토론을 벌이는 것은 여느 기업의 워크숍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수년간 1등 워크숍을 주관했던 구 사장은 초기부터 현장 직원들이 제시한 해결책의 상당 부분이 실제 업무에 적용되도록 구조를 짰다. 그 결과 첫 3년간 적용률만 무려 70%대. 권한을 위임받은 직원들이 이후 더 자발적으로 협업에 나서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는 경영 성과는 물론 구 사장이 중요시했던 직원들의 동기부여, 조직 활성화로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평가다.


구 사장은 이 과정에서 톱다운(top-down)이 아닌, 보텀업(bottom-up) 방식을 강조했다. 혁신과 변화는 밑에서부터의 변화가 일어나야만 가능하다는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KT 관계자는 "임원들은 시장에서 통하는 아이디어는 현장에 있다는 점을, 직원들은 소통과 협업을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직접 깨닫게 된 계기"라며 "평소 구 사장이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을 중요시하는 '보텀업 방식의 혁신'은 향후 구 사장이 이끌게 될 KT에서도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통의 달인'으로도 불리는 구 사장은 평소 직원들과 만나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기로도 유명하다. 비서실장 시절 시작된 브라운백 미팅은 이후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매주 이어졌다. 앞서 차기 CEO로 내정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직원들과의 간담회였다. 주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지만 차분하며 논리적인 언변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결정적 순간에 카드를 꺼내는 승부사= 통신업계에서는 익히 '뱃심있는 인물'로 불려왔다. 전면에 나서는 타입은 아니지만 과감하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승부사라는 평가다. 정권 교체 직후인 2018년 KT의 외국인 주주들이 황창규 회장의 거취 등을 우려해 KT를 찾자, 경영기획부문장이었던 구 사장이 직접 설득에 나섰던 일화가 대표적이다. 당시 주주들은 구 사장과의 만남 이후 환하게 미소지으며 광화문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산업 전반을 꿰뚫고 있는데다, 조용조용한 이미지와 달리 배짱도 상당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최종 CEO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압박 면접은 30년 이상 KT에 몸담으며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그의 진가가 그대로 발휘됐던 순간이었다. '정통 KT맨'인 그는 경영지원 총괄,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거친 사내 대표 전략가로 손꼽힌다. 그만큼 각종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CEO 선임 직전까지는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으로 5G 핵심인 IPTV 등 뉴미디어ㆍ콘텐츠 사업을 총괄해왔다. 노동조합에서부터 "오로지 전문성과 역량만으로 선임된 CEO"라며 11년 만의 내부 출신 CEO를 반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 사장은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에서 향후 경영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실시된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는 전문성,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춰 변화와 혁신을 위한 젊은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 특히 복수 사장 체계를 갖추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비쳤다. 그는 공식 석상에서 "조직개편 키워드는 고객"이라며 빠르고 민첩한 조직을 강조했다.


◆조직슬림화ㆍ독립경영 등 과제 산적= 구현모 체제에는 과제도 산적하다. 먼저 그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KT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추스리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KT의 영업이익률이 통신 3사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이유로 가장 먼저 조직의 비효율성을 꼽는다. 조직슬림화와 독립적인 경영 토대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높여야만 주주들의 투자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래 먹거리를 찾는 작업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글로벌 기업들과 폭넓은 협업 체계를 갖추고 과감한 인수합병(M&A) 등에 나서는 동안 KT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통 KT맨인 구 사장이 통신산업과 신산업을 둘러싼 각종 정부 규제를 두고 정부, 국회와 소통을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도 붙고 있다.


AD

개인적인 난제도 있다. 황 회장 취임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그는 황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사건에 함께 연루돼있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지난 10일 KT 새 노조는 이사회에 회의록 등 CEO 선임관련 자료 일체를 열람하게 해줄 것을 청구했다. 이 밖에 황 회장 인수위원회 소속은 아니나, 황 회장의 측근이라는 꼬리표가 늘상 따라붙는 것도 구 사장이 실력과 전문성을 통해 헤쳐나가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 25.12.3118:01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양기대 전 국회의원(12월 31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의 마지막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경기도지사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분이죠. 재선 광명시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지낸 양기대 전 의원님 어서 오세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양기대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