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뷔·정국, 사생팬 고충 토로
SNS서 아이돌 개인정보 불법 유통

[아시아경제 허미담 인턴기자] "솔직하게 안 그래 주셨으면 좋겠다. 무섭다. 정말 무섭다"
지난 15일 뷔는 네이버 V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생팬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이날 뷔는 "내가 대표해서 이야기하겠다"며 "사실 저희도 (일반) 비행기를 타고 싶지만, 장거리 비행이나 단거리 비행을 할 때 우리가 타는 걸 (미리) 알고 우리 옆자리나 앞자리에 앉는 분들이 있다. 아무래도 그런 사적인 공간에서 마음 놓고 편히 못 쉬어서 많이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도 넘은 사생팬들의 행태에 스타들이 몸살 앓고 있다. 스타들이 직접 일부 팬들을 향해 경고했음에도 사생활 침해 피해는 더욱 늘고 있다. 특히 일부 극성팬들이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아다니며 스타들의 개인 정보까지 알아내자 스타들의 안전 문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앞서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도 사생팬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정국은 지난 6월 네이버 V 라이브 방송 진행 도중 갑작스레 걸려온 전화에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겠다. 누군지 모르는 전화가 왔다"며 "내가 모르는 전화는 원래 안 받는다. 지금 이 시간에 택배가 올 리도 없고"라고 말하며 해당 전화가 사생팬 전화일 것이라 예측했다.
이어 "이 전화가 만약 팬이 건 것이라면, 또 라이브를 하고 있는데 (번호가 맞는지) 확인차 전화를 했다면, 바로 차단 들어간다"며 "사실 사생팬들이 전화가 많이 온다. 차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좋아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게 진정 팬이 맞나. 가수들이 자유롭게 휴식할 수 있게 놔둬라", "사생팬은 팬이 아니라 스토커다", "좋아하는 마음은 알겠으나 정도가 심하면 피해 입는 건 내 가수들이다" 등 사생팬들의 행동을 비난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측도 지난 2017년 계속되는 사생팬들의 만행에 공식 입장을 냈다.
소속사 측은 "최근 해외 투어시 일부 팬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얻은 항공 일정을 이용해 방탄소년단과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다. 항공기 내에서 멤버들의 옆자리에 앉으려고 시도하거나 근거리에서 몰래 촬영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일부 팬들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때문에 방탄소년단은 정식적, 신체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속사 측이 공식 입장을 통해 경고했음에도 사생활 침해 수준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일부 사생팬들은 트위터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명 아이돌 가수의 전화번호, 메신저 ID, 여권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건별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아이돌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개당 몇천 원에서 몇만 원대까지 판매하며 한 팀의 전체 멤버들 번호를 일괄적으로 구매할 경우 할인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사생팬들은 공식 스케줄이 아닌 아이돌 가수의 숙소에서 몰래 촬영한 사진이나 해외 스케줄 당시 비행기와 호텔에서 찍은 영상 등도 판매하고 있어 문제다.
팬들의 어긋난 팬심에 피해를 보는 건 아이돌 가수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2월 월드투어 대만 공연을 마친 뒤 숙소로 복귀하던 중 사생팬이 탑승한 택시와 접촉사고가 나기도 했다.
전문가는 기획사 차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생팬들의 정보거래에 관해 "외국 서버를 이용해 외국에서 정보를 사들이고 판매한다면 누군지 알기도 어렵고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며 "아이돌들이 팔리는 시간을 고려할 경우 짧은 시간 안에 투자한 돈을 회수해야 하는데 팬들을 처벌하기에는 회사가 안을 리스크가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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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기획사의 단속 의지가 크지 않은 것이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라 볼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획사 차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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