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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벼랑 끝에 서 있는 데이터3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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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벼랑 끝에 서 있는 데이터3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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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3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크게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쉽지 않은 국면에 놓여 있다. 데이터 3법은 지난해 11월 발의됐으나 국회에서 1년째 묶여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정쟁만 일삼고 국민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데이터 3법이란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을 말한다. 3개의 법이 각각 일부 개정돼야 개인의 동의 없이도 가명을 달아 개인정보를 모으고 결합해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는 실명이나 익명 정보 이용만 가능하다. 실명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으로부터 모두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해서는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익명 정보의 경우 정보를 결합할 수 없기 때문에 정보 가치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데이터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개인의 동의 없이 개인의 신분을 드러낼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데이터의 수집은 물론 가공해 활용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다. 익명을 가명으로 바꾸어 데이터를 쉽게 모으고 결합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데이터 3법 개정의 핵심 내용인데 이렇게 어렵고 험난하다.

과거 산업혁명은 석탄과 석유와 같은 원료를 동력으로 이용하면서 시작됐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가공 처리해 유용한 정보를 빼내어 활용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데이터는 과거 산업혁명 때의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핵심적인 원료이고, AI는 증기기관이나 가솔린기관과 같은 엔진으로 볼 수 있다. AI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원료인 데이터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핵심적인 원료를 캐서 가공 처리하는 길이 막혀 있다.


빅데이터 산업은 전 세계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각종 규제에 발이 묶여 뒤처지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지난해 빅데이터 활용 역량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63개국 중 31위라고 한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국내 기업과 기관들의 빅데이터 도입률은 지난해 기준 10%에 불과하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데이터 3법에 묶여 AI 분야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이 미국,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규제를 걷어내고 데이터를 여러 산업에 접목하며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를 손쉽게 하는 것에 대해 염려하는 의견도 있다. 데이터 개방으로 얻는 이득은 기업이 모두 가져가고, 정보 주체인 국민은 프라이버시 침해에 더욱 많이 노출된다. 2014년 카드사 대량 정보유출 사건과 같은 데이터 관련 각종 범죄가 증가돼 부작용이 클 것이란 지적도 있다.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수행하는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소비자가 움직이게 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감시기술도 발전해 정부가 국민 감시에 악용할 여지도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선거에서 이용자 정보 활용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심리조정이 가능하며 유권자의 정치적 행동까지 조작해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을 이제 거스를 수는 없다. 다양한 권리 침해의 가능성이나 민주주의 위협에 대해서는 국가가 앞장서서 대책을 수립하고, 개인정보처리자의 책임성을 강화해서 이를 위반할 경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형사처벌을 엄하게 하는 등 방어막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5G를 세계에서 최초로 상용화했을 뿐만 아니라 ICT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데이터 이용이 규제에 막히면 우리나라 AI 경쟁력은 약화되고 AI기술을 활용하는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자율주행, 핀테크(금융+기술),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사업에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AI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 데이터의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의 정비가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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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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