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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지구가 '도넛'이나 '훌라후프' 모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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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지구가 '도넛'이나 '훌라후프' 모양이라면… 도넛 지구의 모습. 상상도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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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는 처음부터 공처럼 둥근 모양이었을까요? 과학자들은 지구나 화성, 금성 등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은 태양계 초기 작은 물체들이 서로 충돌해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각자 운동량을 가진 회전하는 두 물체가 충돌하면 그 에너지도 함께 보존됩니다. 이처럼 각자 높은 에너지와 운동량을 가진 지구 크기의 두 물체가 충돌하면, 가운데가 채워진 도넛과 같이 오목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2017년 국제학술지에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최초의 지구는 물체의 표면은 고체이거나 액체가 없는 기화된 암석 형태로, 가운데 구멍이 막힌 채 회전하는 도넛 모양인 '시네스티아(Synestia)'라고 추측했습니다.


물체의 충돌이 너무나 강렬한 나머지 합쳐진 결과물이 녹아 부분적으로 기화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의 구형에 가까운 행성으로 냉각되고 고형화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연구팀 주장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가운데가 막히지 않고, 실제 도넛처럼 가운데 구멍이 뚫린 지구로 변신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영국 옥스퍼드대 인류학자 안데르센 샌드버그 박사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도넛 모양의 지구를 전제로 지구의 형태를 검증했습니다.

[과학을읽다]지구가 '도넛'이나 '훌라후프' 모양이라면… 최초의 지구의 모양은 가운데가 막힌 도넛 모양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진=UC데이비스]

샌드버그 박사는 도넛 모양의 지구가 실제 지구와 전체적인 크기가 거의 비슷하고, 자전축이 23.5° 정도 기울어져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또, 도넛처럼 구멍이 작은 '도넛 지구'와 훌라후프처럼 구멍이 큰 '훌라후프 지구'로 나눠 중력과 지형, 계절 등을 추측했습니다.


실제 지구는 북극과 남극이 있고, 북극과 남극에서 등거리 원주 위를 적도가 가르고 지나갑니다. 그러나 도넛 지구는 극과 적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샌드버그 박사는 도넛의 배꼽 부분에 하늘색의 원주를 '극', 그림의 붉은 부분을 '외부 적도', 도넛의 구멍 안쪽의 파란색 부분을 '내 적도'로 설정했습니다.


도넛 지구는 구멍의 반지름이 1305㎞입니다. 구멍이 뚫려 중심에서 바깥까지의 반지름이 실제 지구(약 6400㎞)보다 훨씬 길어집니다. 실제 지구의 표면적은 약 5억1000만㎢입니다. 도넛 지구의 표면적은 실제 지구보다 1.6배 넓은 약 8억2000만㎢, 훌라후프 지구는 4.9배 넓은 25억㎢가 됩니다. 구멍이 큰 만큼 표면적도 넓어집니다.


계절도 지금과는 차이가 커집니다. 납작해진 지구의 여름은 도넛의 한 쪽면 전체가 햇빛을 다 받기 때문에 그 면은 대부분 낮이 훨씬 긴 백야 현상이 나타납니다. 겨울은 반대로 한 쪽면 전체가 햇빛을 덜 받아 어두컴컴한 대신, 도넛 구멍으로 빛이 들어옵니다. 훌라후프 지구는 구멍이 커서 안쪽적도 지방에서는 겨울이 오히려 봄과 가을보다 일조시간이 깁니다.


구형의 지구는 지표면 어디서나 중력은 거의 균일합니다. 그러나 도넛 지구에서는 극 부분의 중력 가속도가 가장 크고, 반대로 내외 적도 부분은 중력 가속도가 작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외 적도쪽이 중력이 작고, 극에 가까울수록 중력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과학을읽다]지구가 '도넛'이나 '훌라후프' 모양이라면… 옥스포드대 안데르센 샌드버그 박사의 '도넛 지구'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따라서 지표면에서 위성을 발사할 경우, 도넛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 속도도 위치에 따라 달라집니다. 외부 적도에서 도넛 구멍과 수직 방향으로의 탈출 속도는 초속 11.4㎞, 도넛의 구멍과 수평 방향(동서 방향)의 탈출 속도는 초속 4.9㎞면 가능합니다.


중력 가속도가 위치에 따라 다른 만큼 산맥의 높이도 차이가 생깁니다. 구멍이 큰 훌라후프 지구는 실제 지구와 큰 차이가 없지만, 도넛 지구는 극지방에서 산맥이 실제 지구보다 1.5배, 안쪽적도에서는 3배나 높이 솟아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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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가운데 뚫린 구멍으로 전달되면서 구멍 사이로 엄청난 바람이 불게 돼 실제 지구보다 대기 순환은 원활해집니다. 따라서 열에너지가 잘 빠져나가 실제 지구보다 화산이나 지진 같은 지각변동은 적게 일어납니다. 도넛 지구일 때는 위성인 달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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