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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이 서울로 부친 친필 편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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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소재문화재재단, 미국 LA 한인역사박물관으로부터 기증받아
경술국치 이전에 美 공관원이 작성한 편지 가운데 현존 유일본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이 서울로 부친 친필 편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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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이 1888년 6월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서울로 부친 친필 편지가 발굴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7월 민병용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역사박물관장으로부터 박정양이 조선에 파견된 미국인 육군교사(陸軍敎師·군사교관) 존 G. 리에게 보낸 서한을 기증받았다고 17일 전했다. 편지는 가로 24.8㎝, 세로 20.0㎝ 크기다. 상단에 공사관 전용지임을 나타내는 영어 문구 ‘리게이션 오브 코리아, 워싱턴(LEGATION OF KOREA, WASHINGTON)’이 찍혔다. 경술국치(1910년) 이전에 미국 공관원이 작성한 편지 가운데 현존 유일본이라는 점에서 희소성과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이 서울로 부친 친필 편지 발견


편지지 오른쪽에는 한자, 왼쪽에는 영어가 각각 적혔다. 필체나 필기도구를 보면 작성자가 다를 가능성도 있지만, 한자는 박정양의 서체로 보인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그 내용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관 양성 교육기관인 연무공원(鍊武公院)을 잘 이끌어달라는 당부다. “연무공원은 이미 개설됐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군대 위용이 이제부터 더욱 빛날 터이니 대인이 뜻과 마음을 다해 가르쳐 정예병으로 키워 달라”고 썼다. 글 말미에는 무자년(戊子年) 5월2일(음력) 박정양이라고 적고 사인에 해당하는 수결(手決)을 명기했다. 영어 내용은 간략한 안부다. 작성 일자는 양력 6월12일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측은 “박정양이 미국생활을 글로 남긴 ‘미행일기(美行日記)’에 1888년 1월 말 육군교사 파견을 앞둔 리 일행이 주미공사관을 방문해 인사를 나눴다는 기록이 있다. 박정양이 본국에 편지를 보냈다고 기록한 일자와 편지 발신일이 일치한다”고 했다. 리는 1888년 4월 퇴역하고 연무공원에 합류해 조선 장교를 양성했다.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이 서울로 부친 친필 편지 발견


이 편지는 2005년 재미동포 고 맹성렬씨가 온라인 경매에서 구매해 지난 5월 한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재단은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와 함께 박물관 유물을 조사하다가 그 존재를 확인했다. 민 관장은 워싱턴 옛 공사관 건물을 매입하고 복원한 문화재청이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재단은 전했다. 재단은 국립고궁박물관에 기탁 보관 중인 박정양 편지 정밀 복사본을 만들어 워싱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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