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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빅뱅②]해외은행 디지털 수준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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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EU, 정부가 ‘금융 데이터’ 빗장 풀어

[디지털빅뱅②]해외은행 디지털 수준 어디까지 왔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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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은행의 디지털화는 전세계적 흐름이다.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정부차원에서 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일찌감치 은행 등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에 결제망과 데이터를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관련 법 개정에도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소멸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생존을 위해 전략투구하는 모양새다.


◆일본, 2017년 은행법 개정

일본 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정부의 주도 아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7년 '은행법'을 개정해 시중 은행에 대해 결제시스템ㆍ데이터 개방에 필요한 오픈 API를 구축할 것을 의무화했다.


이런 정부 지원에 힘입어 핀테크 투자와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본 대형 리서치기관 야노리서치에 따르면 은행법이 개정된 2017년 일본 핀테크 시장은 전년보다 12.5% 증가한 1조184억엔(약 10조254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오는 2021년에는 1조8590억엔(약 18조7188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야노리서치는 전망했다.


◆EU, 은행권 데이터 개방

EU는 지난해 1월 '개정 지급결제산업지침(The revised Payment Services DirectiveㆍPSD2)'을 시행해 은행권 데이터 개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발효로 개인정보이동권도 도입했다.


EU는 특히 고객의 동의하에 IT 기업들에게 '오픈 API'를 통한 은행 계좌접근과 결제망 개방을 의무화했다. 오픈 API란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프로그램의 기능이나 데이터를 외부의 제3자에게도 공개하고 접근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뜻한다. 즉, 계좌정보서비스 기업이 금융사로부터 고객 정보를 전송받을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오픈API가 본격 작동하면서 IT 기업들과 협업하는 은행들이 더 큰 시장과 고객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EU는 기대하고 있다.


◆오픈뱅킹, 블록체인 등 적극 활용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표 은행들도 디지털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의 최대 은행인 바클레이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모바일 뱅킹앱에서 타사 계좌 현황까지 파악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은 여러 은행의 계좌현황을 하나의 앱으로 조회할 수 있다. 현재까지 7곳의 은행과 제휴를 맺었고, 앞으로 HSBC 등 경쟁 은행들도 추가될 예정이다.


스페인의 최대은행인 방코산탄데르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외송금 플랫폼인 '원페이FX(One Pay FX)'를 개발ㆍ출시해 디지털뱅킹 이용 고객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디지털뱅킹 고객은 2015년 1660만명에서 지난해 3200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산탄데르는 또 대출 승인이나 관리 체계 구축, 무역금융 부문에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기업인 펀딩 서클(Funding Circle), 캐비지(Kabbage) 등의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해 디지털 뱅킹에 신규 상품ㆍ서비스를 탑재했다.


펀딩 서클은 산탄데르의 대출심사 프로세스를 활용해 대출승인이 불가능한 소상공인 고객에게P2P 대출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캐비지는 소상공인 신용평가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소 500파운드에서 최대 10만파운드까지 연 8~20% 수준의 온라인 소상공인 중금리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산탄데르는 또 디지털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14년 100만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해 유망한 핀테크기업에 투자를 시작했고, 현재 투자규모가 2억달러까지 증가했다. 최고경영자인 아나 파트리시아 보틴 회장은 향후 4년간 200억유로(한화 약 22조6520억원) 규모의 투자 집행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의 미즈호은행은 로보틱스,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과 은행내 고객정보를 API로 결합해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디지털 전환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장표 관리 등의 사무 업무는 인공지능(AI) 로봇에 맡기는 업무 자동화(RPA)를 도입했다.


◆국내 은행들, 해외 사례 '열공' 중

국내 은행권은 해외 사례 공부를 위해 선진국들에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다음 달 중국 선전으로 20여 명의 직원들을 연수 보내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글로벌 그룹의 경영 전략을 분석할 계획이다. 또 중국건설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최근 운영에 공 들이는 '스마트브랜치'를 직접 체험할 방침이다.



이처럼 전 세계 은행권이 생존 키워드로 '디지털'을 제시하면서 우리나라 정부도 최근 관련 투자 확대와 규제 손질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가 개인정보를 활용해 새 사업을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주는 내용이 담긴 '신용정보이용 및 보호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올해 반드시 처리하겠단 입장이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은행을 일명 '라이선스 산업'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둬둔 채 고립시킬 게 아니라 IT 기업들과의 과감한 제휴를 통해 디지털 전환이라는 체질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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