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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꺾인 인보사, 다시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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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신장유래세포 일관성 입증" 주장하지만

-식약처 중앙약심서 새로운 지적 잇따라안전성·유효성 검증 다시 심판대로

무릎 꺾인 인보사, 다시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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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퇴행성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 사태가 산 넘어 산으로 치닫고 있다. 보건당국은 제3의 세포일 가능성을 열어 놓은 가운데 처음부터 신장유래세포였는지를 송곳 검증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신장세포를 의약품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안전성·유효성을 갖췄는지, 시판 후 인보사로 인한 이상반응은 경미한 수준인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무한 신장세포 의약품= 17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문가 자문 단체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생물-세포유전자치료제 소분과위원회에서 나왔다. 지난달 31일 열린 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은 인보사 제조·판매 중단 조치가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날 오고 간 전문가 지적 가운데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한 중앙약심 위원은 "신장유래세포를 의약품에 지금까지 인정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고려사항이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신장유래세포가 포함된 의약품이 국내외에서 허가를 받은 사례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의 신장세포 제조사 가이드라인을 보면 '신장유래세포주는 의약품용으로 개발된 세포주가 아니다'라고 돼 있다. 의약품 사용 불가는 아니지만, 의약품으로 사용하려면 많은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식약처와 전문가들은 "신장유래세포를 방사선 조사했기 때문에 종양원성(암이 될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도 검증 대상이라고 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연골유래세포든, 신장유래세포든 형질전환세포(TC) 자체에 종양원성이 있어서 방사선을 쪼인 후 사멸하는지 확인한 뒤 제품을 출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는 종양원성이 없는 연골유래세포임을 전제로 방사선 조사를 통한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라 자체적으로 종양 원성이 있는 신장유래세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입장이다. 강석연 바이오생약국장은 "연골유래세포와 신장유래세포를 같은 수준에서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 있다"면서 "종양원성시험 자료도 연골유래세포라고 가정한 상태에서 설계한 것인 만큼 향후 이 부분에 대한 규명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 사례에 변화 있나= 또 다른 중앙약심 위원은 "허가 당시 보고할 때와 시판 후 추적조사할 때 이상 사례 양상이 다르다"며 "시판 후 조사에서는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장애 등도 꽤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간과할 부분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임상시험부터 현재까지(3월30일 기준) 보고된 이상반응은 102건이었다.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은 구체적 이상반응 건수 공개를 꺼리고 있으나 주사부위 반응 및 통증, 등통증, 말초부종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주성분이 허가사항과 다른 세포로 확인됨에 따라 안전성 조치를 추가로 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조만간 시판 후 조사에서 나온 이상반응의 양상이 임상시험 때와 달라졌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철저한 원인 규명 후 품목 변경이든, 허가 취소든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원인 규명도 순탄치 않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동안 "17년 전 미국에 있는 코오롱티슈진에서 일어난 일이고 당시 직원 대부분이 그만 둔 상태"라며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만약 회사 측이 원인 규명에 실패할 경우 인보사 판매 중단 사태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강석연 국장은 "결과적으로 허가 취소와 마찬가지인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1액)와 세포를 빨리 증식시키는 유전자 TGF-β1을 삽입한 TC(2액)를 3대 1로 섞어 무릎 관절강에 주사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TC세포로, TGF-β1 유전자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에 삽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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