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하락에도 예정대로
생산량은 시장 맞춰 탄력대응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SK하아닉스가 중국 장쑤성 우시 반도체 신공장을 계획대로 4월 가동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업체들이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어 SK하이닉스의 이번 결정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우시 반도체공장을 4월부터 가동,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우시 공장은 지난해 말 공장 외부 공사는 마무리 됐으며, 현재 장비 입고 및 최종 가동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2006년 준공된 기존 공장의 노후화로 인해 2016년 말 건설을 결정한 '확장 공장'이다. 미세공정 전환에 따라 기존 공장의 여유 공간이 부족해져 생산량 감소 등 효율이 떨어지면서 SK하이닉스는 9500억원을 투입해 클린룸 확장을 진행했다. 우시 공장에서는 주로 중국에서 판매되는 D램 반도체가 생산된다.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의 40% 이상을 담당해왔다.
이번에 새롭게 확장하는 공장은 기존 공장과 동일한 생산 규모(월 웨이퍼 투입량 기준 최대 12만장 수준)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중국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최신 제품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D램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생산 수준은 시장 상황을 보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중국 고객들의 수요가 부진해졌을 뿐 아니라 지난 2년 간 고성능 메모리 수급에 뛰어든 데이터센터 고객들도 현재 재고를 관리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에 D램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4개월 간 30% 가량 하락했으며, 이 여파로 SK하이닉스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2%나 감소한 4조4301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새롭게 떠오르는 서비스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가 대거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올 2분기 인텔이 신규 CPU를 출시하면서 관련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관련 투자와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기존 계획대로 반도체 공장의 양산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생산량이나 장비 투입 규모는 시장 상황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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