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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씨 정권의 입’ 리춘희 아나운서의 평소 말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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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활동하는 유일한 ‘인민방송원’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최고급 승용차와 아파트 선물받을 만큼 김정일 신임 두터워
2012년 은퇴를 시사했으나 핵실험 성공 등 주요 뉴스 보도 위해 일선 복귀

‘金씨 정권의 입’ 리춘희 아나운서의 평소 말투는? 75세의 나이에도 호소력 짙은 음성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된 북한 조선중앙TV의 리춘희 아나운서는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정권의 주요 보도를 담당하며 명실공히 '김씨 정권의 입'으로 맹활약 해왔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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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중국중앙(CC)TV에 출연, 방송 스튜디오와 평소 자신의 어투를 선보인 리춘희의 모습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북한 방송에 핑크 레이디(pink lady)가 등장하면 국제사회에 재앙적인 소식이 발표된다”

북한 체제선전의 상징적 존재이자 김정일의 입으로 불린 북한 조선중앙TV 앵커 리춘희가 곧 은퇴할 것이라고 다수의 외신이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ABC방송 등은 최근 리춘희가 조선중앙TV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그녀의 빈자리를 젊은 앵커들이 대신하고 있어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리춘희가 자취를 감춘 것은 북한 방송 프로그램의 현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년 75세인 리춘희는 앞서 지난 2012년 공식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내 2017년 9월 북한 6차 핵실험과 동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발사 소식 보도에 등장하며 노장의 연륜을 과시했다.


그녀가 은퇴한 것으로 알려진 2012년 1월 중국중앙(CC)TV는 이례적으로 평양의 조선중앙TV 스튜디오를 찾아 리춘희를 인터뷰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늘 분홍 저고리를 고집했던 보도 방송의 모습과는 달리 푸른빛 한복 차림으로 취재진을 맞은 리춘희는 방송어투와는 확연히 다른 편안한 일상 어투로 많은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당시 방송에서 그녀는 “(최근 뉴스) 화면을 보면 어린 동무들이 곱다. 화면은 확실히 곱고 젊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행자는 자신만의 개성이 있어야 하고, 시청자들을 생각해 부드러우면서도 말처럼 해야 한다”고 자신만의 앵커 화술을 취재진에 지도하기도 했다.


리춘희에 대한 북한 정권의 신뢰는 주요 보도에 어김없이 그녀가 등장하는 것으로 그 깊이를 짐작해볼 수 있다. 북한의 대외용 월간 화보 ‘조선’ 2008년 4월호는 그녀의 사진과 함께 실은 기사에서 “보도를 할 때면 호소력이 강하게 하여 시청자들의 심금을 틀어잡고 인터뷰·좌담회·기념무대에 나서면 대중과의 호흡을 다양하게 하며, 담화를 발표할 때면 적들의 간담이 서늘하게 맵짜게 딥새겨되는 만능의 화술적 재능”이라며 그녀의 업적을 상찬했다.



▲대만 취재진의 질문에 일상 어투로 인터뷰에 응하는 리춘희

평소에는 교양 있는 서울 말씨에 가까운 어투를 구사하는 그녀지만, 주요 보도에선 강한 쇳소리로 박력 있고 호소력 강한 목청으로 시청자를 추동한다고 다수의 탈북자들은 회고한다.


1943년 7월 8일생으로 올해 75세인 리춘희는 강원도 통천 어촌마을의 평범한 노동자 딸로 태어나 조군실고급학교(고등학교에 해당)와 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과를 거쳐 국립연극단 배우로 활동했다.


그러나 작은 체구로 무대 위에서 돋보이는 주역을 맡기 힘들겠다는 판단하에 1971년 2월 조선중앙TV 방송원으로 전향했다. 마이크를 잡은 지 3개월 만에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일을 잘하라”는 격려를 받고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입사 3년 만에 간판 아나운서로 입지를 굳혔다.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노력 영웅’ 칭호를 받고 ‘인민방송원’ 호칭도 얻은 그녀는 평양 최고로 꼽히는 창광원 미용실과 피복연구소로부터 헤어 스타일링과 최신 유행 의상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그녀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배려는 굳건해 당시 일본 고급 세단과 평양 시내 최고급 아파트를 선물로 받는 등 호사를 누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보도 당시 슬픔에 가득 차 울먹이던 그녀의 행동은 오롯한 진심이었던 셈이다.


탈북 전 조선중앙TV 작가로 근무했던 장해성 씨의 과거 인터뷰에 따르면 리춘희의 남편은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 기관지 ‘민주조선’ 기자이며, 리춘희는 국립 연극단 활동 후 인민협주단 화술조 소속으로 활동하다 조선중앙TV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된다.


조선중앙TV 소속 아나운서는 통상 남자 60세, 여자 55세가 정년인데 인민방송원 칭호를 받은 리춘희를 비롯한 엘리트 방송원의 경우 예외적으로 정년에 구애받지 않고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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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 좀처럼 실수가 없던 그녀는 지난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다례 회동 보도 당시 부스스한 헤어와 금테 돋보기안경을 쓰고 등장해 연신 보도 내용을 틀리거나 같은 문장을 반복하는 등 실수를 보여 일각에선 은퇴설이 제기됐던 상황.


한편 미국 ABC방송은 리춘희의 은퇴 배경으로 “김정은이 이끄는 현대화에 따라 북한 방송도 최근 외국 포맷을 모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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