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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40년만에 '산아제한' 깨지나...기해년 기념우표에 담긴 '저출산'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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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기념우표에 아기돼지 '3마리' 가족 등장
'1가구 2자녀'에서 3자녀로 늘 것으로 예상
저출산, 고령화 문제 심화... 출산장려로 급선회 예상


中 40년만에 '산아제한' 깨지나...기해년 기념우표에 담긴 '저출산' 공포 중국 유정(郵政)에서 6일 공개한 기해년 기념우표 도안 모습. 아기돼지 3마리의 단란한 가족 모습으로 인해 중국 정부가 산아제한정책 폐지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 등장했다.(사진= CNN 홈페이지/https://edition.c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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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정부가 최근 공개한 2019 기해년(己亥年) 기념우표 도안에 암·수 두마리 돼지 밑에 아기돼지 세마리가 함께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지난 40년간 밀어붙여온 '산아제한정책'을 폐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도 주요 대도시에서 산업화가 마무리되고, 소득증대와 함께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로 급속히 넘어감에 따라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산아제한이란 표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우리의 우정산업본부 격인 중국 유정(郵政)에서 내년 1월 5일 발행 예정인 기해년 기념우표를 공개했다. 이 우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우표 도안으로 등장한 5마리 돼지가족 그림 때문이다. 부모 돼지 앞에 새끼돼지 3마리가 앉아있는 모습을 두고 중국 당국은 오복을 상징하는 '우푸치쥐(五福齊聚)'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이것이 산아제한정책 폐지와 연결될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표 도안이 정책과 연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정부는 지난 2016년, 원숭이해를 맞아 신년 우표 도안을 미리 공개하면서, 두마리 새끼 원숭이를 안고 있는 어미 원숭이 그림을 공개했다. 그리고 그 후, '1가구 2자녀' 정책 시행을 발표했다. 이번에도 우표 도안 대로 3자녀까지 허용하는 정책이 발표되면, 사실상 중국이 1978년 이후 40년간 강력하게 밀어 붙여온 산아제한정책은 종식되게 된다.


中 40년만에 '산아제한' 깨지나...기해년 기념우표에 담긴 '저출산' 공포 1965년 이후 50년간 중국 인구 증가추이 그래프. 1940년대부터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이전까지 중국은 가파른 인구증가로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렸다.(자료= 한화생명)



중국에서 산아제한정책의 필요성은 이미 청나라 말기부터 나왔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중국은 송(宋)나라 이전까지 5000만명에서 8000만명선을 유지하다가 송대 이후 명나라 때까지 1억5000만명에서 2억명 사이의 인구를 유지했고, 이후 청나라 지배시기에는 1700년대부터 1800년대까지 약 100여년 사이에 인구가 4억명 이상으로 불어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였었다.


아편전쟁 이후 개항기의 혼란과 다시 청나라의 멸망, 일제침략 등 외침 속에서 줄어들었던 인구는 1945년, 태평양전쟁 종식 이후 엄청난 속도로 증가했다. 1949년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정권이 들어선 이후 마오쩌둥(毛澤東)의 참모진들은 산아제한정책의 필요성을 주창했지만, 마오쩌둥은 "사람이 많으면 국가역량도 커진다"는 '인다역량대(人多力量大)' 원칙을 내세우며 산아제한정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 중국의 인구는 1975년 9억명을 돌파했고, 지난 2016년 현재 중국 인구는 약 13억8000만명에 달한다.


이렇게 인구가 급증하다보니 식량이 늘 부족했다. 1978년 개혁개방이 시작되기 전, 냉전체제 속에서 대외 교역없이 자급자족체제를 이어나가던 중국은 심각한 기아상황에 처하게 됐다. 1959년 발생한 대기근으로 3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아사하기도 했다. 이후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덩샤오핑(鄧小平)이 집권한 1978년부터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이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 소수민족을 제외한 중국 절대 다수를 구성하는 한족(漢族) 중국인들의 경우, 1자녀 이상을 가질 수가 없었으며 이후 법이 완화됐지만 첫째를 낳고 5년 이내에 낳을 수 없도록 법제화 돼있었다. 남아선호사상이 심했던 1970~80년대에는 먼저 딸을 낳으면 그 아이를 버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버리거나 강제낙태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中 40년만에 '산아제한' 깨지나...기해년 기념우표에 담긴 '저출산' 공포 중국의 노인부양비율 변화추이 그래프. 중국도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산아제한정책을 고수할 경우, 노인부양 문제가 대두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자료=한화생명)



이랬던 중국도 개발도상국에서 중진국으로 소득증대가 이뤄지면서 이제는 저출산을 걱정하는 사회로 탈바꿈했다. 중국정부는 지난 2016년 종래의 한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두자녀 정책으로 전환했으나 결과는 미흡했다. 2016년 신생아 숫자는 1790만명에 그쳐 중국 정부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지난해에는 1723만명으로 더 줄어들었다. 중국 내 주요 대도시가 산업화 완성단계에 접어들면서 생활과 교육수준이 크게 올라가자 그만큼 출산기피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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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 상태에서 가구당 출산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생활비 지출이 심해 가계 저축률(savings ratio)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내수경기가 일정수준까지 올라와 자본이 선순환 될 정도로 저축률이 올라오기 이전에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에서 산아제한정책을 편다. 우리나라나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도 중국보다 앞서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을 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역설적으로 개도국 상태에서 벗어나 1인당 국민소득 증대로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이 엄청나게 커지면, 출산율이 급감한다. 이에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30여년 전까지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면한다"면서 산아제한정책을 펴던 정부가 출산장려 쪽으로 돌아서게 됐다. 동북아시아 3국 중 마지막까지 산아제한정책을 유지하고 있던 중국까지도 이를 폐기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저출산 공포는 아시아 전역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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