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이 '시장 개방'을 외치며 외국인에 대한 투자 문턱을 낮추면서도 외국계 자본의 전략적 지분 인수에 대해서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승인을 거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무역전쟁에 대응하고 있다.
31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무부는 '외국투자자의 중국 상장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규정(수정안 초안)'을 발표하고 외국 자본의 중국 투자 문턱을 낮추는 내용의 새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상장기업에 대한 전략적 지분을 인수할 때 보유해야 하는 최소의 자산 규모가 기존 1억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대폭 축소된다. 또 전략적 지분 인수 후 주식을 팔지 못하게 제한하는 의무 보호예수기간이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새 규정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커지고 있는 자금 이탈 우려 및 주식시장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시장 개방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이와는 별도로 중요 산업군에 대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계 자본의 자국 기업 인수·합병(M&A)를 거부할 수 있는 새 규정을 마련해 외국계 자본의 자국 기업 인수 통제권을 강화한다. 상무부는 외국계 자본이 중국 기업에 투자할 경우 중국의 정권, 영토, 경제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 위협받는지, 중국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등을 심사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새로 추가했다.
상무부는 이번 투자규정 수정안에 대한 여론수렴을 8월29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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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맞불 조치로 이해하고 있으며, 새 규정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 지분을 인수하기는 앞으로 더 까다로워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주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 M&A가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좌초된 것도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맞서기 위해 M&A에 대한 심사 강화를 주요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하자 중국 투자자들은 미국 투자에서도 발을 빼고 있는 상황.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투자자들의 미국 직접투자 규모는 395억달러를 기록, 1년 전 404억달러 보다 감소했다. 2014~2016년 중국의 미국 직접투자 규모가 4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중국의 미국 투자 열기가 최근 몇년 간 뜨거웠던 상황을 감안하면 확연하게 투자 열기가 식은 셈이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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