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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2행시집 ‘아니, 이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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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2행시집 ‘아니, 이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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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의 언어련가, 한여름 밤 2행시의 풍류라니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 저녁에도 모여서 한 잔 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열대야 폭염 속에 잔 잘못 돌렸다가 숨넘어갈 수도 있다며 만류해도 정에 끌리는 운명을 어쩔 것인가. 이러구러 모였을 때 당장은 급한 김에 거듭 여러 잔을 들이켜겠으나, 기어코 삼행시 한 줄은 지어야 하는 사람이 있네. 몇몇은 짜증에 이맛살을 찌푸리기도 하나 이 술 문화가 멀리는 선비들의 풍류에서 왔다고도 하니 차례를 어찌 거르겠는가. 한 줄 또 한 줄 메우다 보면 시집 몇 권은 묶을 만큼 수북하여 무릎 앞에 정담은 쌓이고 쌓이느니. 아까워라! 자리가 파해 다시 보기를 다짐하며 귀가 길을 재촉할 때면 모든 것이 먼지처럼 흩어지고 없다니.

두 줄 또는 세 줄짜리 시 짓기는 우리 인간의 오랜 습관일지도 모를 일이다. 저 야생의 싸움터에 던져진 인류의 조상들은 거두절미 감탄사이거나 촌철의 외마디 한두 개로써 뜻을 나누고 헤아렸을지 모르겠거니와, 이로써 하늘이 정한 시 쓰기의 험한 훈련을 필했을 줄을 어찌 알리오. 시란 미상불 신들의 언어요, 현대에 이르러 온갖 잡스런 말의 장사치들이 시인을 참칭하나 이는 거룩함을 자칭하는 죄악과 다름없거늘. 여기 소박한 뭇 인생들이 정성으로 다듬고 매만진 두 줄의 고백들이 눈길을 사로잡음은 인지상정이라. 한 줄, 한 쪽에 기울인 마음이 출렁여 깊은 곳에 고이느니 아니, 이거 詩로구나!


■두 줄의 지혜와 통찰, ‘아니, 이거詩’


새 책 ‘아니 이거詩’는 2017년 1월부터 1년 3개월 동안 30회 진행된 ‘도전! 나도 카피라이터’ 이행시 짓기 선정 시선이다. 2018년 3월까지 15개월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50,000여 조회 수, 12,000여 개의 이행시 응모가 있었고, 이 책에는 선정작 104개와 응모작 638편의 이행시를 카피와 일러스트로 편집했다.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우리들의 삶과 정서, 유머, 생활이야기가 ‘창작 이행시’로 있고, 한 장 한 장 보다보면 1년이 지나간다.


'이행시 짓기' 선정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째, 제시어 자체로 문장이 시작되어서는 안 되며 둘째, 이행시 글에 제시어의 느낌이나 이미지, 속성이 살아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네이버 책문화 ‘출판사X이벤트’ 메인 노출 23회(총 게재일 32일)되어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큰 바탕이 되었다. 우리말, 우리글의 막과 멋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책에 빠져들 것이다. 광고인 출신 출판 전문가의 준비된 기획 아래 37년 차 카피라이터, 38년 차 일러스트레이터의 수준 높은 그림이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통찰과 촌철살인, 두 줄의 우주


#시인
시궁창 안에서도
인생을 노래하네


#첫눈
첫 번째는 모든 것이 설렌다
눈도 그렇다


#연탄
연인인 듯 뜨겁게 모시더니
탄 뒤엔 발로 차 버리네


#온정
온 세상이
정말 아름다워지는 방법


#운세
운명에만 맡기면
세상살이 재미없죠


#도전
도망치지 말고
전설이 되자


#휴가
휴대폰을 껐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니까요


#황사
황당하고 기막힌 건 우리요
사드보다 모래가 더 문제요


#고백
고민했을 시간에
백 번도 더 말했겠다


■시를 묶어 노래를 지은 이들


주 저자 권수구는 휘문고와 동국대 국문과를 나와 카피라이터로 일가를 이루었다, 서울광고기획, 코마콤에서 배우고 익힌 지 어언 37년. 1993년 광고대행사 ‘광고산방’을 설립한 뒤로도 줄곧 카피를 창작하며 한 우물을 파 왔다. 서울카피라이터즈클럽이 주는 SCC상, 중앙일보광고대상 카피상, 한국일보광고대상, 한겨레광고대상 금상 등을 받았다. 창작 명언집 ‘명언 그거 다 뻥이야. 내가 겪어보기 전까지는’을 흔들의자와 함께 펴냈다.


흔들의자는 출판 기획자이자 발행인이다. 본명보다 출판사 이름인 '흔들의자'로 더 알려져 있어 그냥 그렇게 쓴다고 한다. 1986년, 광고계에 발을 디딘 후 광고기획, 카피라이팅, 디자인도 하며 크리에이터로서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다. 새로운 것,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이 익숙한 그는 32년 차 광고인 출신의 출판인으로 여전히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다. 저서로 ‘영어비빔밥 Help Yourself’, ‘인생을 이끌어 줄 일곱 단어’, ‘명언 그거 다 뻥이야. 내가 겪어보기 전까지는(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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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린 이병경은 아트디렉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종합광고대행사 서울광고기획, 코마콤, 유로넥스트, 광고산방 등 광고인으로 삶을 일관했다. 40여 년을 ‘남 얘기 부풀리며 살았다’는 그는 이제부턴 자신의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어 하는 자칭 ‘초짜’ 아티스트다.


<권수구, 흔들의자 지음/이병경 그림/흔들의자/1만5000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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