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한국의 여러 식물들 중 유독 특이한 이름으로 주목받는 식물 중 하나가 바로 '개쉽싸리(Lycopus ramosissimus)'다. 사투리, 방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엄연한 정식 식물명이다. 쌍떡잎식물이자 통화식물목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쉽싸리(Lycopus lucidus)'풀의 아류 중 하나다.
일반 식물과 달리 왜 이런 특이한 이름이 생겼는지 그 어원은 정확치 않다. 일단 접두사 '개'를 제외한 쉽싸리란 이름 자체가 특이한데, 이 말은 연못을 의미하는 한자인 소(沼)자에 보통 냉면사리 등에 쓰이며 뭉텅이란 의미의 우리말 '사리'가 합쳐져 '소사리'라 불리다가 발음이 변해서 '쉽싸리'가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통 쉽싸리풀이 물가 근처에 뭉텅이처럼 모여 자라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개쉽싸리 줄기 및 잎모습(사진=국립수목원)
쉽싸리풀의 모습. 개쉽싸리와 외형은 흡사한데 크기가 더 큰 편이다. 쉽싸리풀 계열로는 애기쉽싸리, 개쉽싸리, 털쉽싸리 등이 있다.(사진=국립수목원)
앞에 붙은 '개'는 쉽싸리보다 볼품없고 작다는 의미로 붙은 접두사다. 보통 이름이 같은 식물인데 앞에 접두사로 '개'가 붙으면같은 종이지만 보다 작은 식물을 뜻한다. 쉽싸리가 보통 높이 1m까지 자라는데 비해 개쉽싸리는 30cm 정도로 자라 쉽싸리보다 작기 때문에 개쉽싸리로 불리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 뜨는 뉴스
개쉽싸리의 모양 자체는 쉽싸리와 흡사하다. 보통 줄기 밑부분이 비스듬히 곧게 자라며, 마디에 흰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잎은 마주나며, 도란형 또는 도피침형으로 길이 2-4cm, 폭 1-2cm, 끝은 뾰족하고 밑부분은 급하게 좁아지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7-8월에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돌려나며, 흰색이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고 윗부분은 5갈래로 갈라진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만주, 중국 일대, 일본에서도 자생하는 식물로 한반도 전역의 연못이나 물가, 습지 근처에서 발견할 수 있는 풀이다. 특히 줄기잎을 일명 '택란(澤蘭)'이라 부르며 예로부터 약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가을부터 겨울에 채취해 5~10그램(g) 정도를 달여 먹는데, 산후복통이나 출혈을 막아주는데 쓰인다고 알려져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