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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운 삶' 위해 도입된 최저임금…100년도 넘은 치열한 노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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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뉴질랜드서 도입된 최저임금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 보장"
최저임금과 일자리 관계는 오랜 논쟁거리
올해 논란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

'인간다운 삶' 위해 도입된 최저임금…100년도 넘은 치열한 노사 갈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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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국회가 2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산입 범위에 매달 지급하는 정기상여금과 현금성 숙식비 등의 일정부분을 포함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영계에서는 '다행'이라는 입장을, 노동계에서는 강력 반발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매년 협상 때마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막판까지 치열한 논쟁을 벌인 결과 인상률, 산입 범위가 결정되는 만큼 올해 역시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저임금 유래는? = 최저임금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와 경영자 사이 '생존권'과 '이윤 추구'라는 가치가 치열하게 충돌하면서 생긴 제도다. 1894년 세계 최초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뉴질랜드에서 최저임금 제도를 법으로 정했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 영국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에서는 직물산업이 발달했는데, 주로 임금이 싼 여성과 어린이를 주로 고용했다. 이들에 대한 임금 착취가 심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최저임금제가 탄생하게 됐다.


이후 최저임금제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1909년 영국에서는 봉제업을 포함한 네 가지 업종에서 최저임금 제도를 시작했다. 처칠 총리는 의회에서 "특정 계급의 국민들이 최저생계 유지에 필요한 비용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면 이것은 국가적 악재"라고 연설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1938년 대공황 시기 의회에서 최저임금법이 통과됐다. 이전까지 소득 불평등은 심각해 저소득층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최저임금제 도입 후 철강·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소득이 올라가면서 소득 불평등이 점차 완화했다.

우리나라는 1953년 제정된 근로기준법에 최저임금제의 실시 근거를 두었으나 당시 경제상황으로 인해 실제 운용되지는 않았다. 최저임금제가 최저임금법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1988년 당시 462.5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지난 30년간 연평균 9.65%의 인상률을 보이며 오늘에 이르렀다.


최저임금과 일자리 관계, 풀리지 않는 문제 = 최저임금제는 현재 150여 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하지만 각 국 마다 최저임금과 고용간의 관계에 대해 논란이 많다. 주로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이 도리어 일자리를 감소시킨다고 주장하고,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소비가 증가해 경제가 살아난다고 반박한다. 경제학계에서도 풀리지 않는 문제다.


에카테리나 자딤 등 미 워싱턴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2016년 미국 시애틀이 시간당 최저임금을 13달러로 급격히 인상한 것에 대한 영향을 분석했다. 그들은 시간당 13달러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시간당 19달러 밑으로 임금을 받는 저임금 일자리가 6.8% 줄었다고 추정했다. 근로시간은 9.4% 감소했다. 임금 상승률은 3.1%에 그쳤다.


자딤 교수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9.47달러에서 11달러로 올렸던 2015년보다 시간당 11달러에서 13달러로 올렸던 2016년에 고용감소 규모가 훨씬 더 컸다”며 “최저임금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비선형적(임금 인상률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의미)으로 노동시장을 위축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데이비드 쿠퍼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conomy Policy Institute) 선임 경제 분석가는 2016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미국과 독일의 경험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거나 긍정적”이라면서 “소비 진작 효과는 자영업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저임금 일자리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소비가 늘어 그 혜택을 소상공인이 보기 때문에 미국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찬성한다”면서 “소비자의 경제 기반이 탄탄해야 경제가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인간다운 삶' 위해 도입된 최저임금…100년도 넘은 치열한 노사 갈등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개악저지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논란은 산입범위 = 올해 최저임금을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산입범위다. 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어느 영역까지를 최저임금 기준에 적용할 것인지를 정하는데 노동계와 경영계가 치열하게 논쟁 중이다.


결국 국회에서는 우선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현금으로 지급하는 복리후생적 임금(식대·숙박비·교통비 등)을 각각 당해연도 월 최저임금액의 25%와 7%를 초과하는 부분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2024년에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전체가 최저임금 산입범위로 들어간다. 다만 격월이나 분기별 지급하던 상여금 및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반영하기 위해 매달 지급하는 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노사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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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경영계에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우선 상여금 25% 이상, 복리후생비는 7% 이상의 경우 최저임금에 포함하게 돼 2500만원 이상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대상자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그동안 경제계가 주장한 의견이 상당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조가 있는 기업은 여전히 노조 동의 없이는 정기상여금 지급방식을 변경할 수 없어 산입범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희석하는 꼼수"라고 강력 반발한다. 이번 합의를 두고 한국노총 관계자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이렇게 확대하면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도 의미가 없게 된다"면서 "이제 6월은 협상이 아닌 현장 임단투와 결합한 투쟁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민주노총도 "국회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개정안이 졸속으로 만들어진데다 저임금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하고 복리후생비까지 최저임금에 포함시킨 최악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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