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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눈치보기?…정작 롯데는 빠진 사드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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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 中 진출 기업 간담회서 롯데 제외

기재부 "롯데 허드쿼터 상해…참석 대상 아냐"

베이징-상해 비행기 2시간…"중국 눈치 너무 보는 것"


中 눈치보기?…정작 롯데는 빠진 사드 간담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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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김민영 기자] 중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애로를 겪고 있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을 만나면서 롯데그룹을 제외했다.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한 탓에 1년 가까이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가 과도하게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 경제장관회의 참석차 방중한 김 부총리는 전날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에서 우리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현지에서 경영하는 과정에서 사드 등 지정학적 위험 요인들로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며 "한중 경제장관회의 때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고 적극적인 협조 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중국삼성, 북경현대차, 포스코차이나, 대한항공, CJ그룹, 국민은행 등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12곳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기업인들은 간담회에서 자동차 부품 공급 관련 어려움, 관광 경쟁력 제고안, 중소기업 온라인 판로 지원, 금융업 진출 등과 관련된 의견을 정부 측에 건의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 자리에 초청받지 못했다. 당시 간담회 초청 명단은 주중 한국 대사관이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작성했으며, 롯데의 경우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헤드쿼터가 상하이에 있어 이번 간담회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롯데는 참석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중국 대륙이 워낙 광대해 이동이 쉽지 않다. 무조건 정부가 간담회를 개최하니 오라 가라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해 2월28일 국방부와 사드 부지 맞교환 계약을 체결한 직후부터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이 시작돼 현지 사업장들이 초토화됐다. 중국 당국이 소방점검 등의 명목을 내세워 롯데의 유통 매장과 공장 시설에 대해 영업을 중단시켰고, 중국 롯데마트의 경우 99개(슈퍼 제외) 가운데 87개가 여전히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영업정지 조치가 길어지면서 롯데는 현지 마트 철수를 위해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현지 기업들은 물론 외국계 유통기업들조차 롯데가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 롯데마트 인수 이후에도 영업 재개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탓이다.


실제 중국 당국의 롯데에 대한 보복은 집요하고 끈질기다. 중국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일부 풀었지만,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 등 롯데와 관련된 관광 일정은 제외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롯데는 중국 사업 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올해 사드 사태 해결이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재계에선 한국 정부가 롯데를 겨냥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이번 김 부총리 간담회에도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가 국익을 위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만큼 정부가 롯데를 정조준한 사드 보복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롯데는 지난해에만 사드 사태로 1조2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국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는 고작 비행기로 2시간 거리"라며 "정부 고위 관계자가 사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왔다는데 달려가지 않을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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