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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 왕관’ 쓴 은둔의 경영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올해의 호감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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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은둔의 경영자 청와대 만찬 중견기업 첫 등장
라면값 담합·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국정감사 출석
상속세 1500억 납부 노블레스 오블리주 대명사

‘갓뚜기 왕관’ 쓴 은둔의 경영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올해의 호감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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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은둔의 경영자가 올해 호감인물 총수 1위에 올랐다. 저력은 무엇일까. '갓(god)뚜기 왕관'을 쓴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주인공이다.

7월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 자리에 참석한 함 회장은 다른 기업인들과는 다르게 유독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4대 그룹 외에 중견기업으로 유일하게 청와대 만찬 초청을 받은 오뚜기는 상생협력과 일자리 창출에서 모범적인 기업이라는 이유로 연일 화제가 됐다. 함 회장의 윤리경영 철학이 재계 전반에 걸쳐 화두로 떠오르는 등 세간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문 대통령이 "함 회장님,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말을 건네자, 함 회장은 "대단히 송구하고, 굉장히 부답스럽지만 감사하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갓뚜기는 신을 뜻하는 갓(God)과 오뚜기의 합성어다. 비정규직 비율이 낮고,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과 그의 장남 함 회장의 미담과 더불어 상속세 1500억원을 납부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탄생한 갓뚜기. "오뚜기 제품을 사자"며 오뚜기를 응원하는 여론이 생기는 등 현재 오뚜기는 '착한 기업'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칭찬세례에 함 회장은 계속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크게 회자되고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그가 '은둔형 경영자'라고 불리우는 이유다. 2000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도 청와대 만찬이 처음이다.


기업 경영인이라면 '착한 기업' 프레임에 갇힌 후 나타날 부작용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10년째 동결하고 있지만, '착한 기업 콤플렉스'에 빠지기라도 한 듯 올해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을 모두 단행할 때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지나친 관심은 독이 될 수 있듯 오뚜기의 청와대 만찬 초청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이들도 많았다. 당장 경제개혁연대는 오뚜기의 내부거래, 순환출자 구조 등을 지적하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오뚜기라면은 매출액 5913억원을 달성했는데, 이중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액이 5892억원으로 99.64%에 달한다. 비상장사인 오뚜기라면의 최대주주는 함 회장(35.63%)이다. 오뚜기물류서비스(72.6%), 오뚜기SF(63.9%), 상미식품(97.6%), 알디에스(86.4%) 등도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그러나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대해서만 해당돼 제재를 받지 않았다. 오뚜기 자산총액은 지난해말 기준 약 1조6000억원.

‘갓뚜기 왕관’ 쓴 은둔의 경영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올해의 호감 총수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개혁연대는 "일감 몰아주기는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통제돼야 한다"며 "진정한 갓뚜기가 되려면 일감 몰아주기를 자체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갓뚜기 왕관의 무게는 무거웠다. '갓뚜기'로 명성을 타면서 함 회장은 의도하지 않은 첫 국감현장 나들이도 경험하면서 더 이상 은둔의 경영자 스타일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함 회장은 지난 10월19일 '라면값 담합'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 관련 증인으로 국회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일감 몰아주기와 최근 3년 간 함 회장을 포함한 총수일가에 상당한 배당금 지급 등을 지적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뚜기는 '갓뚜기'라는 왕관을 쓰고 있으며, 함 회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로 꼽힌다. 인쿠르트가 실시한 '올해의 호감 인물' 설문에서 함 회장은 기업 분야 1위(50.0%)에 오르기도 했다. 전체 평가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여타 재벌들이 상속과정에서 탈세를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는 것과 달리 정직한 상속세 납부를 약속한 점이 대중의 마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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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오뚜기 주식은 46만5543주로 당시 시가로 3500억원. 납부해야 할 상속세만 15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상속세 중 두 번째로 큰 금액으로, 함 회장은 이를 5년에 걸쳐 모두 납부키로 했다.


올해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확대를 기업들에게 주문하면서 오뚜기의 높은 정규직 비율도 화제가 됐다. 오뚜기의 전체 직원 3000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2970명으로 정규직 비율이 98%에 이른다.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고 함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함 회장의 정규직 채용 정책이 지속된 결과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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