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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가라앉는다’…포항 지진서 첫 관측된 ‘액상화 현상’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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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가라앉는다’…포항 지진서 첫 관측된 ‘액상화 현상’ 어떻길래 1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한 논에 지난 15일 일어난 지진으로 지하수가 솟아나와 고여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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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하균 기자] 규모 5.4의 강진이 덮친 경북도 포항시 일대에서 지하수·모래 등이 땅속에서 분출되는 현상이 100여 곳 가까이 관측됐다. 부산대 연구팀은 이 현상을 두고 “물과 진흙이 땅 위로 솟구쳐 오른 현상이 지진에 의한 액상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건물이 가라앉는다’…포항 지진서 첫 관측된 ‘액상화 현상’ 어떻길래 액상화 현상 원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액상화 현상’은 지진 이후 지하수와 흙이 섞여 마치 액체처럼 유동화 돼 지반이 약화되는 것을 말한다. 액상화는 지하수가 흙 사이의 느슨한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지반에서 주로 일어난다. 지진이 일어나면 서로 지지하고 떠 있던 흙 입자들이 흩어지고 지하수 안에 떠있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액상화 현상’이다. 이후 떠 있던 흙 입자들이 점차 가라앉으며 안정되는 과정에서 전보다 촘촘하게 뭉치게 돼 이들 사이에 있던 지하수가 밀려나 지표면으로 분출되기도 하는데 포항 일대에서 관측된 것이 이 현상이다.


‘건물이 가라앉는다’…포항 지진서 첫 관측된 ‘액상화 현상’ 어떻길래 1964년 니가타 지진 당시 액상화 현상으로 넘어진 현영아파트/사진=요코하마시 총무국



이번 포항 지진에서 관측된 액상화 현상은 한국에서는 근대화 이후 처음 확인된 사례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수차례 보고됐었다. 19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진 때는 해안에서 가까운 지역에 액상화 현상이 발생해 3000여 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혔다. 일본에서는 1964년 니가타 지진 당시 액상화 현상으로 4층 아파트가 가라 앉아,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근대화 이전, 승정원일기에 1643년 7월 “울산에서 지진이 발생했는데, 마른 논에서 물이 샘처럼 솟았고, 물이 솟아난 곳에 흰 모래가 나와 1~2말이 쌓였다”는 액상화 현상으로 추정 가능한 기록이 남아있다.


‘건물이 가라앉는다’…포항 지진서 첫 관측된 ‘액상화 현상’ 어떻길래 2003년 도카치 지진 당시 액상화 피해로 맨홀이 융기해 있다./사진=일본 국토교통성 홈페이지


액상화 현상을 일으키는 조건으로는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지표면에 가깝게 형성돼있는 모래 지반이 필요하다. 그다음으로는 지반을 이루는 흙 입자가 서로 단단하게 연결돼 있지 않고 느슨하게 조직돼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부드럽고 무른 지반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생하기가 쉽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물이다. 성긴 흙 입자들 사이의 공간을 지하수가 채우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 아래 통상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비교적 장시간 동안 발생하면 액상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반이 물러지면 물보다 비중이 무거운 건물이 가라앉거나 물보다 가벼운 맨홀 등이 지표면 위로 떠 오르는 등 다양한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건물이 가라앉는 경우 이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고 공사 기간도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복구 작업이 쉽지 않다.


하지만 지반이 부드러워져 건물이 무너질 때 충격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어 니가타 지진 당시 피해가 축소되거나 분출된 지하수가 화재 진화에 쓰인 관동 대지진에서의 사례와 같이 도움이 된 사례도 있었다.


‘건물이 가라앉는다’…포항 지진서 첫 관측된 ‘액상화 현상’ 어떻길래 일본 치바현 액상화 지도/사진=일본 국토교통성



액상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물을 짓기 전에 지반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도쿄도는 2013년, ‘액상화 대책 어드바이저 제도’를 도입해 시행했다. 도쿄도는 이 제도를 통해 지반 조사와 건축 공법과 관련해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가능한 한 액상화 현상의 세 가지 조건을 피해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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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가 낮은 모래 지반 위에 건물을 올려야 하는 경우, 단단한 지층까지 말뚝을 박아 건물을 지지하거나 성긴 지반 사이에 시멘트 등의 고화제를 흘려 굳혀서 지반을 개량하는 방법, 또는 구멍을 내거나 부직포를 이용해 지하수를 빼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15일 지진이 일어난 포항은 뻘과 모래가 많고 1200만 년 전 융기한 신생 지층이라 액상화에 취약하다. 또한, 지하수도 풍부하고 지표면에 가까워 앞서 말한 3가지 조건에 부합한다. 이번에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지역은 대부분 농지로 한정돼 있지만, 도심 지역의 경우 지표면이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정확한 피해 상황을 가늠하기 어렵다.




김하균 기자 lam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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