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자 수 늘었지만…시간제 근무 비율 4배 넘게 뛰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지난해 첫 아이를 출산한 김영선(38·가명)씨는 은행에서 10년간 근무한 경력을 살려 A은행 시간선택제 직원으로 재취업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정규직 혹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례가 없어 걱정이 앞선다. 함께 채용된 동료들 역시 고용불안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 재취업을 고민 중인 이경아(35·가명)씨는 최근 주변 지인들 사례를 보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은행, 보험사 등에 파트타이머로 다시 일자리를 얻었던 친구들이 재계약 시기 때마다 불안해 하는 걸 보면서다. 육아를 생각하면 시간제 취업밖에 선택지가 없지만 정규직은 커녕 고용 연장도 불안해 보였다.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등장한 '경단녀(경력단절여성) 채용'이 반쪽짜리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시간제 채용을 늘리면서 여성 일자리 수를 늘리는 데는 기여했지만 정작 일자리의 '질'은 여전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전 정부에서 '경단녀' 채용을 추진하면서 그 규모를 감소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시간제 일자리 확대, 일·가정양립 정책 등으로 여성 취업자 수는 2015년 1048만명에서 작년 1110만명으로 늘었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에서도 경단녀의 비율은 48.6%로 3년 전(57.0%)에 비해 감소했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수치만 늘리는 데 그치고 '질 나쁜 일자리'만 늘어나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경단녀가 갖는 직업의 지위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경력단절 당시 6.1%였던 시간제 근무 비율은 경력단절 이후 28.9%로 큰 폭으로 뛰었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이후 임시근로자로 일하는 비중은 10.4%에서 24.5%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5.1%에서 15.2%로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럽게 일자리를 다시 구한 경우에도 월급은 더욱 낮아졌다. 경단녀의 수익은 매달 평균 27만원 가량 줄어든 걸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 월 소득은 평균 146만3000원으로, 이전 직장보다 평균 26만8000원 가량 줄었다. 특히 이 격차는 3년 전보다도 더 벌어졌다.
우리나라의 성장률 향상을 위해서도 여성 고용안정은 필수적인 과제로 지목된다. 최근 방한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노동 시장에서 성별 격차를 줄이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을 10%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고용을 늘리는 방안으로 보육 혜택과 임시직 세금 감면 등을 제안했다.
한편 결혼 자체만으로 경력이 단절 되는 사례는 줄어든 반면 임신·출산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크게 늘었다. 2013년 경단녀 10명 중 6명이 결혼 후 경력단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지만, 지난해에는 사유가 '임신·출산'이라는 응답 비율이 38.3%로 결혼(40.4%)과 비슷한 수준을 차지했다. 결혼 자체만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의 비율이 감소했다는 얘기다. '가족구성원 돌봄' 때문에 경력단절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2013년 4.2%에서 지난해 12.9%로 크게 증가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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