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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양극화④]"제대로 힐링하자" 욜로족 vs "토익 성적 올려볼까" 열공족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6초

명절보다는 '연휴' 인식 확산되며 개인시간 활용 방식도 엇갈려
10일짜리 휴가에 과감한 투자 … 어학·자격증 취득 기회 삼기도


[명절 양극화④]"제대로 힐링하자" 욜로족 vs "토익 성적 올려볼까" 열공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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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직장인 김성희(가명·33) 씨는 추석 연휴를 이용해 친구와 프랑스 파리에서 '디저트 여행'을 즐기고 있다. 대학생 때 다녀온 배낭여행을 포함해 유럽만 3번째 방문이지만 이번엔 특별히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맛집을 찾고 '신상' 명품 가방도 하나 사올 계획이다. 김씨는 "취직한 이후로 열흘짜리 휴가는 처음이라 큰 맘 먹고 두 달치 월급을 여행경비로 잡았다"며 "학생 때는 가보지 못했던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숙소도 에펠탑이 보이는 곳으로 정했다"고 자랑했다.


#이직을 결심한 회사원 박성우(32) 씨는 연휴 기간 동안 바짝 영어와 한국사 시험을 공부하고 있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이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고 원래 목표였던 법원행정고등고시도 쉽게 포기가 되지 않아 재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었는데 영어능력검증시험(토익)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성적표가 모두 채용시험에서 인정하는 유효기간을 넘겼기 때문이다. 박씨는 "공부한지 4년이 지나 다시 암기해야 할 분량이 많다"며 "그래도 연휴가 길어 명절 직후에 치를 토익 시험과 이달 말 예정된 한국사 시험을 대비하기엔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들에게 명절 연휴는 '명절'보다는 '연휴'라는 인식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59.7%)이 '추석은 연휴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특히 여성(남성 54.2%·여성 65.6%)과 젊은이(20대 70.8%·30대 67.5%·40대 53.9%·50대 42.1%), 미혼자(미혼 69.3%·무자녀 기혼자 61.6%·유자녀 기혼자 50.9%)일수록 추석을 '연휴'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매우 강했다.


하지만 명절 연휴를 보내는 방법은 크게 엇갈린다. 평소 직장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은 일상을 벗어나 기분전환을 꾀하고 편안히 쉬면서 건강을 챙기기도 한다.


직장인 박정아(38) 씨는 "양가 어른들이 모두 해외여행을 떠나신 덕분에 모처럼 명절음식 장만에서 벗어나 휴가를 만끽하게 됐다"며 "평소보다 2~3배나 비싼 가격을 주고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호텔도 한개 남았다는 고가의 스위트룸을 겨우 예약했지만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워킹맘 윤정희(43) 씨 역시 "아직 어린 둘째가 있어 해외여행은 고달플 것 같은데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데도 외모 관리에 소홀했던 점이 늘 스트레스였다"며 "연휴 직전에 몇 가지 피부과 시술을 받고 남편과 함께 집에서 건강한 식단으로 소식하며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명절 양극화④]"제대로 힐링하자" 욜로족 vs "토익 성적 올려볼까" 열공족


반면 평소 시간이 없어 자기개발에 소홀했던 직장인들은 단기간 학구열을 불태우기도 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달 21~25일 이직 계획이 있는 직장인 32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 중 255명(79.4%)이 '추석 연휴에 이직을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 공고를 검색하겠다'는 답변이 75.3%(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이력서 작성(59.2%)이나 어학·자격증 시험 준비(18.0%), 면접 준비(9.8%) 등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부족해 병행하기 어려웠던 이직 준비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노량진과 종로, 강남 학원가에는 이미 공무원시험 단기특강과 어학 특강이 잇따라 개설돼 수업을 시작했다.


파고다어학원은 3일과 5일,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명절대피소'라고 이름 붙인 스터디 공간을 개방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자격증시험 전문학원 에듀윌은 '10일,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는 카피를 내걸고 출석체크 이벤트 등으로 수강생들을 독려하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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