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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도시바 반도체 인수]최태원이 던진 3가지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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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자금·인수 효과 불확실 우려에도 인수전 참여
글로벌 IT 기업과 경쟁·일본 내 반대 여론 등 불리한 여건
경영권 확보 고집않고 시너지 효과 강조로 도시바 설득
베인캐피탈 제휴·애플 우군 확보 등으로 돌파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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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 2월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도시바 메모리) 지분 매각 방침을 밝혔을 때만 해도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인수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인수 효과도 확실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태원 SK 회장은 전격적으로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최태원 회장은 5년전인 2012년 매물로 나온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 인수전에 불참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한다. 당시 상당수의 이사들은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피다는 미국 마이크론이 차지했다.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했더라면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확고한 2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도시바는 당초 지분 20%만을 매각하려 했으나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50% 이상을 매각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이에 따라 예상 인수 자금 규모도 20조원까지 올랐다.


◆베인캐피탈 손잡고 자금력 확보=최태원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20조원의 자금을 단독으로 마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때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이 우군으로 등장했다. 최 회장과 베인캐피탈은 최 회장의 장녀 윤정씨가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의 낸드플래시 제조사다. 낸드플래시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다.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할 경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그만큼 도시바 메모리를 탐내는 곳도 많았다.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브로드컴, 웨스턴디지털, 대만의 홍하이그룹(폭스콘)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최 회장은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 정책투자은행(DBJ)과 전격적으로 손잡는 승부수를 던졌다.


대신 SK하이닉스는 전환사채(CB)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한발 뒤로 물러서면서 일본내 반대 여론을 누그러뜨린 것이다. 일본 내에서는 국가 안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반도체 사업을 중국이나 한국 기업에 넘어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경영권 확보를 고집하기 보다는 도시바와 시너지를 원한다는 의시를 계속 전달하며 도시바 경영진을 설득했다.


◆경영권 확보보다 도시바와 시너지 선택=결국 도시바는 6월21일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도시바는 일주일 뒤인 6월 28일까지 한미일 연합과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으나 협상은 점점 길어졌다. 가장 큰 쟁점은 미국 하드디스크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이 제기한 소송 부담을 어느 쪽이 떠안을지였다.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8월까지 넘어갔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도시바는 8월 중순 웨스턴디지털로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했다. 웨스턴디지털은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 INCJ, DBJ와 손을 잡고 이른바 신(新) 미일 연합을 구성했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협상은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이번 협상을 막후에서 협상을 조정했던 일본경제산업성도 웨스턴디지털에 힘을 실어주는 듯했다. 웨스턴디지털에 매각되면 소송 위험 부담도 사라진다.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 메모리의 경영 참여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역시 협상이 지연됐다.


이때 베인캐피탈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은 애플을 강력한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도시바에 새로운 제안을 했다.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애플은 도시바의 주요 고객사중 한 곳이다. SK하이닉스도 애플에 D램을 공급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 훙하이정밀공업도 애플에 구애를 보냈지만 애플은 결국 한미일 연합을 선택했다. 이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신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은 "웨스턴디지털에 매각하면 도시바 반도체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이 회사에 불신이 강했다.


◆애플을 내편으로…막판 뒤집기 성공=애플이 강력한 원군으로 등장하면서 판세는 급격하게 다시 한미일 연합으로 기울어졌다. 한미일 연합의 제안은 그동안의 쟁점들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도시바는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한미일 연합과 우선 협상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리고 20일 이사회에서 한미일 연합을 최종 인수자로 낙점했다.


웨스턴디지털은 막판에 도시바 메모리의 의결권을 포기하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했지만 이날 이사회에서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시바 경영진과 이사회는 웨스턴디지털과 소송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으며 신뢰도 보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 결의에도 불구하고 인수 절차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향후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는 각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인수를 승인받아야 한다. 이후 한미일연합과 도시바는 법적 구속력을 갖춘 계약을 체결한 후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맺게 된다.


본 계약 이후에는 각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반독점 심사는 6~9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인수 작업은 빨라야 내년 3월에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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