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美 CNN 인터뷰서 밝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의 핵에 대응해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개발을 해야 한다거나 또 우리가 전술핵을 다시 반입해야 한다거나 하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한국의 국방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생각을 같이 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전술핵 재배치 요구와 자체 핵무장론에 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다음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총회 참석에 앞서 순방국의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관행에 따라 이날 CNN과 인터뷰를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에 대해서 우리도 핵으로 맞서겠다는 자세로 대응을 한다면 남북간 평화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그것은 동북아 전체의 핵 경쟁을 촉발시켜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국은 북한의 핵개발에 직면해 우리의 군사력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유화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을 올렸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좁은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다른 견해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모두 함께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해 매우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내가 한국에 말했듯, 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도발을 멈추지 않는 데 대해 "북한이 매우 잘못된 결정을 계속하고 있어서 매우 실망스럽고 슬프다"며 "북한이 내린 결정은 매우 무모하며 북한 자체와 남북관계에 도움에 되지 않는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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