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다음 달 18일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관영방송 CCTV는 전날 저녁 왕 서기가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과 함께 후난성 현장을 방문한 모습을 방영했다.
왕 서기가 관영 언론에 얼굴을 비춘 것은 지난달 1일 건군 90주년 경축 대회에 참석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왕 서기는 경축 대회 직후에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이후로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이날 중앙기율검사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왕 서기가 지난 3∼5일 후난성에서 시찰 활동에 이어 순시 공작 좌담회를 주재했다는 동정을 전했다.
CCTV 영상을 보면 왕 서기는 최근 나돌았던 건강 이상설을 불식하려는 듯 현지 지방 관리들과 악수하고 후난성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연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감찰팀인 중앙순시공작영도소조 조장도 겸하고 있는 왕 서기는 이날 좌담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최대 도전은 권력에 대한 유효한 감독"이라며 "전면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은 궁극적으로 자율 정화의 유효한 길을 탐색하고 말단까지 기강 관리를 확장하는 '역사 주기율'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서기는 제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다음으로 화제를 모을 인물이다. 관심사는 그가 당의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를 깨고 유임하느냐다. 그가 유임한다는 것은 시 주석이 장기 집권으로 가는 문을 연다는 의미가 있어, 그의 거취를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왕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 7인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보도되는가 하면 그가 간암 말기로 투병 중이라는 설도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 서기가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밀어내고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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