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평균자책점 3.33…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롯데의 김원중(24)이 한 단계 성장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두산, 한화, 넥센을 상대로 모두 6이닝씩 던졌고 두 점만 내줬다. 롯데는 세 경기 모두 이겼다. 김원중도 2승을 챙겨 올 시즌 승수를 6승(6패)으로 늘렸다.
김원중의 올 시즌 평균 자책점은 5.07(92.1이닝 52자책). 하지만 8월 평균 자책점은 3.33(27이닝 10자책)에 불과할 정도로 최근 기세가 좋다. 김원중은 최근 호투 비결을 "좋았을 때의 투구 밸런스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좋지 않을 때는 왼쪽 다리를 끝까지 들어올리기 전에 상체가 앞으로 기울었다. 지금은 왼쪽 다리를 끝까지 끌어올릴 때까지 상체가 흔들리지 않는다. 상체 움직임을 만들어 내니까 투구할 때 힘도 더 붙고 제구도 더 안정됐다."
김원중이 보여준 투구의 백미는 지난달 26일 넥센과의 경기 6회초.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지만 6회초 안타 두 개와 볼넷 하나를 내줘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까다로운 타자 김민성의 3루 땅볼을 유도, 홈-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끌어냈다. 이어 베테랑 이택근은 삼진으로 잡아냈다. 김원중은 "이전까지 무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기억이 없다"고 했다. 쾌감을 느꼈을 법 했지만 "성격이 단순해서 그냥 '잘 막았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요즘 롯데의 투타 균형은 절정이다. 김원중이 6회초 만루 위기를 넘기자 6회말 주장 이대호(35)가 김원중의 승리투수 기회를 만들어줬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커다란 홈런을 쳤다. 덕아웃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이대호는 덕아웃에 돌아와 "원중아! 형이 하나 했다"고 했고 김원중은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김원중이 선발로 자리를 잡으면서 롯데는 꽉 짜인 5선발 체제를 갖췄다. 탄탄한 선발 5인 체제를 갖춘 팀은 두산과 롯데 뿐이다. 후반기 두 팀이 최고 승률을 올리는 이유다. 김원중이 힘을 실어주면서 롯데는 5년만의 가을야구를 꿈꾼다. 전반기 7위였던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김원중은 1일 지역 라이벌 NC를 상대로 시즌 7승에 도전한다. 김원중은 자신감에 차 있다.
"시즌 초 투구 밸런스가 좋았는데 중반에 까먹었다가 다시 되찾았다. 뭔가 하나를 깨달은 느낌이다. 별 일 없으면 지금의 좋은 투구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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