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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화 땐 북핵 제재 명분 실종…사드보다 더 큰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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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장관 '전술핵 배치' 언급 파문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북한의 미사일 도발의 강도가 점점 강력해지면서 30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언급된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가 공론화될 경우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북한의 격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1991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비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온 우리 정부도 비핵화 폐기 선언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을 갖는다. 비핵화 정책 철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봇물처럼 밀려들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비난 명분도 그만큼 상실될 수밖에 없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을 주장하고 있는 판에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니 전술핵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거세지고 있다.


반면 여당과 진보세력은 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 주변국의 군비경쟁이 심화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가 잠재적 화약고가 된다는 점을 들어 전술핵 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핵무기는 사용 목적에 따라 전략핵무기와 전술핵무기로 구분된다. 전략핵무기는 핵폭발 위력이 수백kt(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에 달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폭격기 등에 탑재된다.


전술핵무기는 소형 핵무기를 일컫는데 폭발 위력은 보통 20kt 이하다. 국지전 등에서 전술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한다. 야포 및 단거리미사일에 장착하거나 사람이 매고 다니다가 특정지역에서 폭발시키는 핵배낭, 핵지뢰, 핵기뢰 등도 있다.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다면 주일미군을 포함해 괌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폭격기와 전투기에 핵무기를 장착해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B61, B83 등의 핵폭탄과 열핵탄두인 W76, W78, 공대지 순항미사일(AGM-86)에 탑재하는 W80(150kt) 등이 존재한다.


주한미군은 과거 핵탄두 탑재 순항미사일 등 전술핵 총 950기를 한반도에 배치한 바 있다. 이들 전술핵 무기는 1991년 9월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한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한 이후 한반도에서 철수했다.


전술핵 재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서 잠깐 거론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국가안보회의에서 한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통해 극적 경고효과를 내는 방안 등 다양한 대북 옵션카드를 테이블에 올려 놓았던 것이다. 당시 미국의 논리는 '핵무기로 먼저 공격해도 핵무기로 보복당하면 공멸에 이른다'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이번에 쟁점이 되는 것은 한국의 국방부 장관이 먼저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미국 국방부 장관에게 타진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술핵 배치에 반대해 왔던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한미 국방부 장관 회담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도 전술핵 배치 언급과 관련해 "그런 얘기도 오가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얘기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전술핵 재배치를 실제로 검토할 경우 그 폭발력과 후폭풍을 충분히 감안한 모양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전술핵 배치는 주변국만 자극할 뿐 북핵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위협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핵이 없어도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사국인 북한은 물론 중국,러시아의 반발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드배치로 경제적 보복을 멈추지 않고 있는 중국의 경우 코앞에 미군의 전술핵 무기가 배치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의 경우 한반도의 전술핵 배치를 명분으로 삼아 군비확장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도 크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전술핵 배치 문제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일 것이고, 아직 거론할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지금은 확장억제 정책으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 북한의 정세에 따라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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