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8ㆍ2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8ㆍ2대책)' 이후, 대책 여파와 시장의 변화를 살피기 위한 다양한 언론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주로 대책의 영향을 받는 주요 지역의 급매 거래 혹은 호가 변화를 살피거나 공인중개사나 지역 주민들의 인터뷰 등으로 현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지만, 계량화되지 않고 모호한 시장 상황 탓에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언론에서도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경매통계 등 법원경매 자료를 활용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흔히들 경매 통계를 부동산의 선행지표라고 한다. 경매 자료를 꾸준히 수집ㆍ분석하고 지표화해 언론에 발표하는 입장으로서는 기분 나쁜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 상태를 알기 위해 '선행지표'가 의미하는 바를 한번 짚어볼 필요는 있다. 사실 경매 투자자들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거나, 혹은 부동산의 미래를 예측하는 아주 뛰어난 능력이 있지 않은 이상 경매 지표가 부동산을 선행할 수는 없다.
수년간 각종 부동산 지수와 경매 주요 지표들의 변화를 챙겨본 결과 일반 부동산 시장과 경매시장이 동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부동산 거래의 특징상 공신력 있는 지표들은 거래 이후 최소 2주에서 늦어지면 수개월 이후에 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경매 관련 통계는 당일 오후에 바로 집계되고 통계화가 가능하다. 결국 지표 자체가 선행한다기보다는 발표 시점이 가장 빠르고 실시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선행 지표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 통계가 부족하다거나 공표 시점이 뒤늦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시됐던 바이다. 부동산 관련 국가 통계 작성 기관인 한국감정원 자료와 민간 업체의 자료가 조사방법이나 표본에 따라 상이하게 나오기도 하며 조사 시점도 최소 1~2주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을 기준으로 하는 실거래 통계는 더더욱 부동산 현황을 파악하는 데 혼란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행지표'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부동산 경매 지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 하고 싶다. 경매 지표는 경매가 대중화된 만큼 실수요자와 투자자 등 다양한 계층에서 참여하고 있어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의 모든 부동산 용도를 대상으로 삼고 있어 다양성은 물론 대표성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실제 거래(낙찰)당일 금액과 경쟁률 등을 실시간으로 집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미 민간 기업을 통해 구축돼 있어 곧바로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부동산 지표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신속성이라는 장점도 있다.
아쉬운 점은 이런 특장점을 언론이나 금융기관들은 인지하고 활용하고 있으나 정부는 뚜렷한 지표 활용이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대책에 정부의 사활을 걸었다고 공언하는 만큼 정확하고 신속하게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일은 필수다. 시장과 시차가 있는 기존 부동산 지표들에 머무르지 말고 실시간 부동산 지표라는 경매 통계의 매력을 정책 당국에서도 인지하고, 기존 자료를 보완하고 발전하는 자료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명주 지지옥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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