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책토의' 형식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정도 길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첫 업무보고는 '핵심정책토의'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보고받기 보다는 함께 '핵심정책'을 토론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격식은 따지지 않았다. 오후 1시50분쯤 문 대통령이 '핵심정책토의'가 진행될 과기정통부 1층 대회의실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공무원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권력자에 대한 환호성이라기보다는 '인기 짱'을 달리고 있는 '인간 문재인'을 향한 외침이었다.
문 대통령은 늘 그랬던 것처럼 공무원들과 셀카를 찍는 등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환호하는 이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공무원들이 늘 앉아 커피를 마시는 1층의 긴 의자에 앉았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함께 가벼운 차를 나눴다.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2시부터 '핵심정책토의'가 시작되자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핵심 안건 두 가지를 보고 했다. 각각 10분씩 짧았다. 이어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핵심정책토의'에는 실국장은 물론 민간 전문가까지 참여해 발언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이어져온 '토론정치'를 통한 공감대 형성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핵심정책토의'에 참여했던 과기정통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누구나 말할 수 있었고 자유롭고 격식이 없는 토론의 자리였다"며 "과기정책을 향한 많은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연구자도 발언을 했는데 지금과 같이 짧은 주기의 과학기술정책으로는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며 "10~20년 긴 주기의 과기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따끔한 질책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공영방송은 10년 동안 신뢰가 바닥이고 과기정책도 국가 경쟁력에서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영혼 없는 공무원이 되면 안 된다"고 쓴 소리를 했다.
이번 '핵심정책토의'는 2시부터 약 3시20분까지 예정돼 있었다. 3시10분쯤부터 다시 수많은 공무원들이 카메라를 들고 문 대통령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회의실에서는 간간이 말소리만 들릴 뿐 문을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다.
그렇게 첫 '핵심정책토의'는 예정된 시간보다 50분을 넘겨 4시10분쯤 끝이 났다.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자유롭게 '공감' 토론을 하자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문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마치고 나오자 수많은 휴대폰이 다시 문 대통령을 향했다. 여기저거서 '와아!'하는 함성이 터졌다. 문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웃으며 잠시 셀카를 찍는 등 잠시 여유로운 자세를 취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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