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금해제 할 때마다 만나는 배경화면…'이보다 좋은 마케팅 수단은 없다'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이미지 수천장이 후보에 올라
갤S5 '다이아몬드' 패션·갤S6 '액체' 미래기술 나타내
한편, 선택약정 할인율 변경으로 선개통 일정 바뀔 가능성↑
삼성전자 스마트폰 배경화면에도 '역사'가 있다. '갤럭시S4'의 풍선과 비행기는 '삶의 동반자'로서의 스마트폰을, '갤럭시S5'의 무지개빛 다이아몬드는 '패션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을 상징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마트폰을 잠금해제하는 현대인. 그때마다 마주하는 것이 바로 배경화면이다. 제조사에게 이보다 더 좋은 마케팅 수단은 없다. 배경화면은 단순히 아름다운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제품의 정체성, 즉 가고자 하는 방향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부각시켜 '사고싶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끌어내야 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의 배경화면으로 섬, 파도, 사막, 하늘 등 광활한 자연을 낙점했다. 갤노트8의 대표적 특징인 '대화면'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갤노트8에 6.3인치ㆍ18.5대9 비율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첫 탑재한 '갤럭시S8'에도 들과 하늘, 차밭, 우주 등 비슷한 콘셉트의 배경화면을 내장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화면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갤럭시S8를 통해 S 시리즈 최초로 색상에 따라 배경화면을 달리 탑재하는 시도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갤노트8가 갤럭시S8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확대ㆍ계승하는 만큼 배경화면 역시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배경화면을 채택하는 데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고 한다. 첫째, 제품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는가. 둘째, 마케팅 방향을 반영하고 있는가. 셋째, 디스플레이 성능을 최대한 부각시키는가. 넷째, 보기에 좋은가, 동시에 차별화되는가. 결국 소프트웨어적 감성과 하드웨어적 성능을 모두 조화롭게 버무려야 한다는 얘기다. 기획부터 채택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무려 1년반에서 2년. 배경화면은 갤럭시 흥행의 숨은 마케팅 공신임이 분명하다.
역대 갤럭시 시리즈를 살펴보면 갤럭시S4는 풍선, 나뭇잎, 비행기 등을 배경화면으로 삼았다. 갤럭시S4의 핵심 메시지는 '삶의 동반자'(life companion)로 삼성전자는 '눈부신, 행복한, 추억'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채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마다, 연령마다 찬란히 빛나는 순간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사진 수천장 후보 중 여러 가지를 조합해 대표 화면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5는 일명 '브릴리언트 컷'이라 불리는 무지개빛 화려한 다이아몬드를 배경화면으로 탑재했다. '스마트폰도 패션'이라는 갤럭시S5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도형 커팅 각도와 색감 분포를 세세하게 조정하다 보니 다른 모델에 비해 제작 기간이 더욱 오래 걸렸다고 한다.
갤럭시S6 배경화면은 '미래가 현실이 됐다'(Next is now)는 메시지를 형상화하기 위해 액체가 흐르는 듯한 '플루이드 기법'을 활용했다. 삼성전자의 혁신적 기술이 미래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전하는 이미지였다. 갤럭시S7의 경우 단순한 곡선과 직선만으로 배경화면을 완성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7의 외형은 역대 S시리즈를 다듬고 다듬어 가장 정교하게 디자인됐다"며 "이를 부각하기 위해 배경화면도 단순하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갤럭시노트5'는 이상적인 인상을 담은 건축적 패턴을, '갤럭시노트7'은 스마트폰을 움직일 때마다 색상과 빛의 변화를 줘 시각적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노트 시리즈는 대화면, 멀티태스킹이 대표적 특징이라 공간감에 대한 느낌을 강조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배경화면은 삼성전자 디자인팀이 직접 그리거나 외주에 맡겨 제작된다. 한 모델의 대표 이미지가 결정되기까지 2000여 장이 시험대에 오른다. 최종 확정된 배경화면은 제품 디자인만큼 이나 강도 높은 보안이 유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갤럭시노트8 배경화면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내달 15일 이후 선택약정 할인율을 2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갤럭시노트8 개통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전자는 당초 9월15일 공식 출시하고 9월11일부터 14일까지 사전 예약 구매자에게 선개통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었으나 일정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정부 정책 변경으로 일정이 꼬였다. 이용자가 14일 이전에 통신사 가입을 하게 되면 약정 할인율 상향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선개통 등 사전예약 구매 혜택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 공식적 입장은 통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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