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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달걀값 가뜩이나 안 떨어지는데…시장 대혼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AI 마무리 이후 생산기반 회복 불구 노계·병아리 비율 높아
"유통업자들 은밀한 가격조정 더 심해질 것" 우려도


[살충제 계란 파동]달걀값 가뜩이나 안 떨어지는데…시장 대혼란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달걀 매대에서 점원이 상품들을 치우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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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이 여전히 비싼 와중에 살충제 파문까지 겹치면서 유통가가 들썩이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빅3'는 이날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달걀을 팔지 않기로 했다. 3사는 국내 한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고객 안심 차원에서 당분간 모든 점포의 달걀 판매를 금한다.


일단 정부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형마트에서 달걀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3사는 순차적으로 결과가 나오면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이와 별도로 전체 거래 농가 대상 조사에 나섰다.

[살충제 계란 파동]달걀값 가뜩이나 안 떨어지는데…시장 대혼란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소비자가 살충제 파문 여파로 텅 빈 달걀 매대를 지나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

필연적으로 시장 혼란은 가속화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의 판매 중단에 소비자들은 당장 달걀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더 큰 문제는 가격 인상 조짐이다. 정부는 이날 0시부로 전국 모든 3000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달걀 출하를 전격 중단시켰다. 해당 농장들을 대상으로 3일 이내에 전수검사를 실시한다. 이어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확인된 달걀만 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다. 불합격 농가가 나올 경우 검사·유통 정보를 조속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 유통 중인 부적합 달걀이 즉시 수거되도록 할 예정이다.


공급량 대폭 축소로 인해 달걀 가격 상승 곡선의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AI로 급등한 달걀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던 차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데이터를 보면 14일 기준 달걀 평균 소매가(중품 30개들이 특란)는 7595원으로 평년 가격(5552원)보다 36.8% 높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1년 전 가격(5350원)보다는 42.0% 비싸졌다.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 9000원대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많이 내린 셈이나 각종 정책 노력에도 기대만큼 가격 안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지역 소규모 슈퍼마켓과 대형마트 등 일선 소매점에서는 달걀 30개들이 한 판 가격이 1만원대인 곳도 적지 않았다.


달걀 생산 기반의 정상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산란계 수는 AI 발생 직전 6900만 마리였는데 지금은 약 6600만~6700만마리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산란율이 떨어지는 노계와 입식한 지 얼마 안 된 병아리의 비율이 높아 계란 생산량 자체는 AI 이전과 비교할 때 하루 평균 1000만개 이상 적다고 농가들은 설명한다.

[살충제 계란 파동]달걀값 가뜩이나 안 떨어지는데…시장 대혼란 살충제 파문 전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달걀을 고르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일각에선 여름철 수요 감소와 산지가 하락 등으로 달걀 소매가 인하 요인이 발생했는데도 일부 생산업자와 유통업자들이 혼란기 잇속을 챙기기 위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달걀값 하락세가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살충제 리스크가 합세해 이런 시장 사각지대는 더욱 넓어질 우려가 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8만마리 규모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고 14일 밝혔다. 피프로닐은 개·고양이의 벼룩·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으로 동물용의약외품 관련 법에 따라 닭에 대해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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