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필리핀 경찰이 마약매매 연루 혐의를 받는 현직 시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시장 부부 등 12명이 사망했다고 GMA뉴스 등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2시30분께(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오자미즈시에 있는 레이날도 파로지노그 시장의 주거지에서 수색 영장을 집행하려던 중 경비원들과 충돌했다.
이 충돌은 총격전으로까지 번졌고 2시간가량 이어진 양측의 대치 과정에서 파로지노그 시장 부부와 경비원 등이 숨졌다.
경찰은 "수색 영장을 집행할 때 시장 측 경비원들이 총격을 가해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소총과 수류탄, 마약 등을 압수했다.
숨진 파로지노그 시장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작년 8월 마약매매 연루 의혹이 있다고 실명을 공개한 공직자 160여명 중 한 명이다. 파로지노그 시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었다.
필리핀 경찰의 마약 단속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지역 관리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중부 레이테주의 알부에라 마을 롤란도 에스피노사 읍장은 수감돼있던 감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 사건이 있기 1주일 전에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던 한 시장이 경호원 9명과 사살됐다.
특히 에스피노사 읍장 사망 당시 경찰은 불법 약물과 무기 수색에 저항해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법무부 소속 국가수사국(NBI) 조사 결과 그는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지금까지 3000명 가량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는 두테르테 정부가 무차별적을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희생자가 발생하더라도 계속해서 이같은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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