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10대그룹의 수출실적이 올 1분기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철강 등 일부 주력산업의 수출이 회복된 영향이다. 다만 하반기엔 대외 통상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0대그룹 비금융 상장사 47개 기업의 '2013~2017년 1분기 수출실적'을 분석한 결과 수출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전하다 올 1분기 회복됐다. 이들의 수출실적은 2013년 571조에서 지난해 542조8000억원으로 약 28조2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전체 47개 기업 중 28개사의 수출이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이들의 수출 증가는 일부 업종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수출기여율을 보면, 전자가 65.3%로 가장 높았고 철강·금속 24.0%, 화학 21.0% 등의 기여율이 높았다. 반면 5대 업종 대표기업의 1분기 수출은 업종별로 명암이 갈렸다. 화학(24.0%), 철강(15.7%), 전자(6.0%) 영위기업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조선(-12.5%)의 경우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경연은 이처럼 1분기 10대그룹 상장사 수출이 증가했지만 하반기 수출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출 증가세는 물량효과보다 가격효과가 더 컸기 때문이다. 1분기 수출물량은 4.3%, 수출단가는 10%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수출단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유가가 약세로 전환될 경우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우려가 있으며, 이는 하반기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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