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주식시장에서 구조조정 업종들이 반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철강·금속 업종지수는 지난 한달동안 6.1%가량 상승했다.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치던 코스피가 같은 기간 1.6%가량 오르며 숨고르기를 했던 것과 달리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업종 대표주인 포스코(POSCO)의 경우 지난달 12일 27만8000원에서 30만7000원대로 올라서 10%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1일 5만6900원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상승해 6만1000원대로 올라섰다.
박근혜 정부는 철강을 비롯해 조선과 해운, 건설, 석유화학 등을 5대 취약업종으로 정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 왔다.
철강 업종은 중국의 공급 조절과 수요 확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중국의 철강 생산능력 감축 목표 5000만t 중 5월 말까지 84.8%인 4239만t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배은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최대 철강성인 하북성과 최대 철강도시인 당산시의 주도에 따라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 목표는 무난히 달성될 전망”이라며 “최근 중국 업체들의 가격 인상 결정에 따라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마련된 가운데 구조조정 노력 역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하반기 철강 업종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수요 면에서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서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 판매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철강재 수요와 직결되는 착공 모멘텀은 연내 소멸되기 어렵다”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시작 조짐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연초에 고점 대비 40% 이상 급락했던 철광석 가격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구조조정 업종인 조선과 해운도 회복세가 완연하다. 해운업황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인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1~5월 평균 999.2포인트로 지난해 평균 673.1포인트에 비해 48.4%나 상승했다.
또 전세계 선박 수주량은 올해 1~5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했다. 한국의 조선업체들은 31.8%의 수주 비중을 차지해 중국을 밀어내고 6년만에 다시 1위에 올랐다.
대박을 터뜨린 종목도 해운업에서 나왔다. 대한해운 주가는 지난 5월 초 2만3000원대에서 최근 3만7000원대에 이른다. 두달만에 60% 이상 치솟았다.
이 회사는 한진해운의 아시아, 미주 노선망을 인수해 SM상선을 설립하고 지난 3월에 첫 노선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해 4월에는 대한상선(옛 삼선로직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M&A를 통한 외형 성장과 실적 향상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선업의 회복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조선 업황은 하반기에 유조선, 벌크선, LNG선의 발주가 이어지고 컨테이너선으로 발주세가 확산될 전망”이라며 “주가는 상반기 가팔랐던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조정을 받고 있으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포함해 수주 진행 중인 여러 건들이 파악된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하반기에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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