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왕' 강훈 대표, 사실상 파산위기
1세대 커피전문점 카페베네, 자금수혈에 경영위기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할리스커피 등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성공으로 이끌며 '커피왕'이라 불리운 강훈 KH컴퍼니 대표이사가 사실상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랜차이즈 1세대'로 토종 커피 황금기를 이끌었던 만큼 그의 위기는 업계 충격을 안겼다. 게다가 본사 직원들의 급여가 미지급 되면서 내부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앞서 '프랜차이즈 업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렸던 김선권(현 토니버거 대표이사) 카페베네 창업주는 2016년 창립 8년만에 경영 악화에 의해 회사를 떠났다. 이후 카페베네의 주인은 사모펀드로 바뀌었지만, 최근 악화된 실적으로 인해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 프랜차이즈 1세대 창업주와 1세대 커피전문점의 쓸쓸한 몰락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망고식스와 쥬스식스, 커피식스 등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는 KH컴퍼니&KJ마케팅이 임직원과 협력업체에 임금 등을 미지급하며,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안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 대표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민사소송 등의 여러 건의 소송이 걸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임직원의 월급 미지급과 가맹점 오픈시 인테리어·간판·장비 등의 비용을 가맹점주들에게 받고선, 협력업체에 미지급한 건들이다.
본사 직원들의 대다수가 퇴사하면서 실질적으로 회사는 정상적인 운영이 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망고식스 등을 운영하는 KH컴퍼니는 2013년 279억원, 2014년 2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5년 194억원으로 100억원 가까이 매출이 급감한 이후 지난해에는 106억원으로 줄어들며 3년 사이 62% 쪼그라들었다.
매장 수 역시 2014년 말 161개로 최대치를 찍은 후 2015년 145개, 지난해 101개 수준으로 감소했다. 직영점 수 역시 2013년 15곳에서 2015년 6곳으로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강 대표가 내실 다지기보다 동종브랜드 유치를 통한 가맹점 확대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강 대표는 망고식스 론칭 이후 쥬스식스·커피식스를 운영하는 KJ마케팅과 합작을 통해 외형을 키워나갔다. 지난해 말에는 또 다른 커피·디저트 브랜드 디센트를 론칭하며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본사 측은 "현재 대금 미지금 금액이 30억 정도이며, 정상화 운영을 위해서 강훈대표가 투자유치를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2008년 김선권 대표가 시작한 '1세대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도 위기다. 최근 한류벤처의 두번째 지분투자가 이뤄지면서 카페베네의 심각한 경영위기가 조명을 받고 있다.
2014년 연결기준 1412억원이었던 카페베네 매출액은 2015년 1210억원, 지난해 818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9억원에서 114억원, 144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엔 해외 투자 및 계열사 손실이 겹치며 3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자본총계마저 마이너스(148억원)로 돌아서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올 1분기에도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3월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17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매장 수도 2014년 1560개에서 지난해 말 724개 수준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무리하게 추진한 신사업과 해외 사업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이런 까닭에 가맹점 폐점도 속출하면서 커피전문점 폐점률 1위 오명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발주하는 재료 물품 등의 공급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메뉴 때문에 발주하는 재료도 많은데 공급 차질을 겪으면서 장사가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는 가맹점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카페베네는 4월 말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규모는 총 임직원 수 200명의 15%인 30여명이다.
업계 시선은 우려가 가득하다. 커피전문점은 물류에 기반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기에 가맹점 이탈을 막지 못하면 추가 투자에도 경영 위기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가맹점주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가맹점주 이탈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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