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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르포]장마 시작됐는데 달랑 비닐 한장…폭스바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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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취소 후 보관차량 그대로 방치
일부물량만 반송


덥고 습한 날씨에 근처 바닷바람까지
간단한 커버 외 보호장치 없어

국내판매 위한 재인증 절차도 더뎌

[평택항 르포]장마 시작됐는데 달랑 비닐 한장…폭스바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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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오고 가다 차를 옮기는 걸 본 적이 있지만 아직도 방치된 차가 많네요" 4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출고전 차량 점검(PDI)센터에 보관돼 있는 차들을 보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아우디폭스바겐에서)영업사원들을 모아 재교육 시킨다는 얘기도 들린다"면서도 "과연 저 많은 차들을 제 값 주고 팔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인증 취소 11개월째…1만3000여대 평택항 방치= 지난 2월 평택항을 찾은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찾은 PDI센터에는 여전히 수많은 차들이 방치돼 있었다. 벌써 11개월째다. 지난해 8월 환경부가 배출가스 인증서류 등 서류조작으로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32개 차종(80개 모델) 8만3000대의 인증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 중 평택항에 보관 중이던 1만3000여대 차량이 인증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비바람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지난 3~4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평택항에 보관된 2만 여대의 차량 중 약 4000대를 독일로 반송했다. 그러나 나머지 차량의 반송에 대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


PDI센터는 적막한 그 자체였다. 축구장 면적의 약 17배에 해당하는 부지(약 12만4960㎡)에는 셀 수 없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차량들 일부가 출고됐는지 곳곳에 빈 터가 보였지만 넓지는 않았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바닷바람의 짠 내가 강하게 느껴졌다. 장마철이 시작됐지만 흰 비닐 외에는 차량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없었다. 이날도 오전에 내린 비 때문에 차량에 씌운 흰 비닐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일부 차량은 비닐로 보닛만 겨우 형식적으로 덮고 라디에이터 등은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평택항 르포]장마 시작됐는데 달랑 비닐 한장…폭스바겐의 '눈물'


◆평택항 재고물량처리…결정된 바 없어= 평택항에 보관 중인 1만3000여대의 차량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자동차 업계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하나는 독일로 반송하는 방안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3~4월 아우디 A1ㆍA3, 폭스바겐 골프 1.6 TDI 등 4000여대를 독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추가 반송소식은 없다.


제 3국에 수출하는 방안도 나온다. 우리나라보다 환경규제가 심하지 않으면서도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가 높은 인도나 유럽 쪽으로 반출하는 것이다. 국내에 들어온 차량에는 각종 안전·편의사양이 탑재돼 있어 판매에는 어려움이 없다. 국내에 할인판매시 중고차가격 급락에 따른 기존 차량 소유자의 반발도 없다. 반대로 국내 할인판매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난 5월 판매를 재개한 벤틀리 차량 중 일부에 평택항 재고도 포함되면서 국내 할인판매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장기 보관한 차량을 정상가로 판매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벤틀리 차량은 고가 모델인 만큼 커버를 씌워 실내에서 보관해왔고 할인판매는 하지 않았다"며 "다른 재고들의 할인판매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돌고 있는 '40%폭탄세일'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평택항 재고를 국내에 할인 판매할 수 있지만 40%할인과 같은 할인은 어렵다"며 "중고차 가격 등 시장 생태계를 어지럽힐 수 있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택항 르포]장마 시작됐는데 달랑 비닐 한장…폭스바겐의 '눈물'


◆소비자들 "기다리다 지친다"=평택항 재고에 대한 처리가 늦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평택항 물량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올 초 만해도 자동차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평택항 재고에 대해 문의하는 글이 하루에 한 두건씩 올라왔지만 최근 자취를 감췄다. 직장인 장모(32)씨는 "독일로 보낸다, 40% 할인이다 말만 많고 정해진 게 없어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며 "40% 할인이 솔깃하긴 하지만 최근 재고 차량에 대한 안전관련 문제도 발생하는 것 같아 신중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우디폭스바겐관계자는 "평택항 차량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조만간 인증문제와 관련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판매를 위한 재인증 절차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아우디는 최근 S3를 시작으로 RS7 4.0 TFSI 콰트로와 RS7 플러스, A8L 60 TFSI 콰트로의 재인증을 환경부에 신청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어떤 차종도 인증신청을 하지 않았다. 환경부관계자는 "아직까지 폭스바겐에서 재인증이나 신규 인증을 신청한 것이 없다"며 "아우디가 제출한 3가지 모델에 대한 재인증 신청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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