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지방선거 오성운동 참패

[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최근 기성 정당을 위협하며 상승세를 타던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12일 이탈리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탈리아 1400개 도시에서 11일에 진행된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오성운동은 제노바, 라퀼라, 팔레르모, 칸탄차로, 파르마, 베로나 등 관심이 집중된 대도시에서 단 한 명의 결선 투표 진출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대신 집권당인 민주당을 비롯한 중도좌파정당과 우파 정당들이 표를 양분했다.

오성운동은 청년 실업률이 60%에 육박하는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모든 주민에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 공약을 내걸고 선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반(反) 마피아 검사 출신의 민주당 소속 레오루카 오를란도가 득표율을 46%로 여섯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팔레르모는 득표율을 50%를 넘겨야 하는 다른 도시와는 달리 1차투표에서 1위 후보가 40% 이상의 표를 얻으면 시장으로 확정된다.

리구리아의 주도 제노바에서는 중도우파 후보와 집권 민주당이 이끄는 중도좌파 후보가 나란히 30%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는 2주 후인 오는 25일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된다.

아브루초 주도 라퀼라와 칼라브리아 주도 칸탄차로에서도 중도좌파 진영과 중도우파 진영의 후보가 나란히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파르마에서는 페데리코 피차로티 현 파르마 시장이 무소속으로 나와 1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해 중도좌파 진영의 후보와 경쟁한다. 피차로티는 한때 오성운동의 대표 정치인이었다가 베페 그릴로 대표에게 반기를 들어 출당조치 된 바 있다.

오성운동은 이번 선거에서 225곳의 도시에서 후보를 냈으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파르마에서 3%를 간신히 넘기며 4위한 것을 비롯, 그릴로 대표의 본거지인 제노바에서도 기존 좌우 진영에 3위로 밀렸다. 오성운동이 작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수도 로마와 부유한 산업도시 토리노 시장직을 거머쥐며 전국 정당으로 화려하게 발돋움한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당은 "초반 개표 결과가 그대로 확정된다면 오성운동에겐 완전한 패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