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대가'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인터뷰
"하반기에 더 오를 것…장기적으로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수익률 높아"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이제 소외된 쪽에도 기회가 올 거다. 중소형 가치주가 오를 것으로 본다."
'가치투자의 대명사'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그동안 소외됐던 가치투자자들을 위한 장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들은 그동안 대형주 위주로 오른 최근 강세장을 한껏 누리지 못했지만 이제 상황이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대형주가 최근 2년간 올랐고, 중소형주가 꿈틀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중소형 가치주 쪽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시장 사이클을 보면 대형주가 먼저 오르고 그 다음 중소형, 소형주 순으로 오르는 경우가 많다.
이미 일부 중소형 가치주는 주가가 올랐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넥센, 영풍 같은 중소 지주사나 메리츠화재 같은 손보주 등 중소형 가치주들이 오르며 바닥에서 탈출한 것 같다"며 "최근 지주사가 오른 것은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보다는 워낙 저평가돼 있기 때문으로, 앞으로도 중소형 지주사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 상태라는 점도 추가 상승으로 점치는 이유다. 이는 '일드갭(주식기대수익과 안전자산수익의 갭)'이 커졌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이 부사장은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이 1500조원이고 예상 기업이익은 120조원으로 '어닝일드'가 8%인데, 여기서 1~2%대 은행금리를 빼면 일드갭이 6% 이상"이라며 "보통 일드갭이 3~4%이고 6% 이상이면 저평가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 종목도 있고, 0.5배 종목도 다수 펀드에 담고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수익률이 더 높다는 게 이 부사장의 신념이다. 이 부사장은 "미국의 경우 장기적으로 성과를 봤을 때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수익률이 높다"며 "가치주는 시장이 많이 올랐을 때 덜 오르지만 시장이 급락했을 때 덜 잃거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기에 복리로 보면 더 우수한 수익률을 낸다"고 부연했다. 코스피가 급락했을 때 한국투자밸류의 펀드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시장이 급등한다고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급락 때 손실을 보게 된다"며 "한국투자밸류의 펀드 장기 가입자들은 시장 급등락을 신경 쓰지 않고 기다려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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