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폐업 속출에 사기피해 급증…음지서 활개치는 국제결혼시장

시계아이콘01분 3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중개업체 4년새 절반 줄어
기존 종사자 중간 모집책 활동
해외로 여행 보내주는 척
현지 업체와 짜고 사기행각 빈번

폐업 속출에 사기피해 급증…음지서 활개치는 국제결혼시장 제공=게티이미지뱅크
AD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대전에 사는 직장인 서모(50)씨는 국제결혼중개업자 김모씨의 소개로 지난달 베트남 하이퐁까지 가서 맞선을 봤다. 국제결혼중개업체에 다니던 김씨가 홀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서씨에게 여행 경비로 200만원을 먼저 지불하면 복잡한 서류절차 없이 몇 명의 여성들을 만나고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리고 이 여성이 한국행을 동의했을 때 1300만원을 후불로 내면 된다고 말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이퐁에 도착한 서씨는 7박8일 동안 관광도 하면서 여성들과 맞선도 봤다. '마담'이라고 불리는 베트남 현지 여성과 함께였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서씨가 마음에 드는 여성을 지목해 김씨에게 전달했다. 김씨는 해당 여성도 한국으로 시집을 가고 싶어 한다며 잔금을 치러주고 한국에 돌아가 있으면 나머지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현지에서 먼저 사람을 만나면 복잡한 서류가 필요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 말을 믿은 서씨는 통장으로 돈을 보낸 다음 한국으로 돌아가 며칠을 기다렸다.


그 후 서씨는 김씨로부터 딱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서씨는 "맞선 본 베트남 여성이 다른 남자가 중간에 생겼다고 한국행을 거부해서 어쩔 수 없다고 얘기했다"며 "더 이상 김씨와도 연락이 되지 않아 1500만원만 날렸다"고 말했다.

국제결혼중개업체 폐업이 속출하면서 기존 종사자들이 중간 모집책으로 활동하면서 사기행각을 벌임에 따라 서씨와 같은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폐업 속출에 사기피해 급증…음지서 활개치는 국제결혼시장


26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국제결혼중개업체 수는 4월 기준 361개로 2013년 512개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처럼 국제결혼중개업체들의 폐업이 늘어난 것은 국제결혼을 둘러싼 피해사례가 늘고 사회 문제화 되면서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2010년 신설된 신상 정보 공개와 인증을 의무화 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해 만남을 할 경우 자신의 신상 정보를 먼저 상대방에게 제공해야 하는데 대부분 남성들이 이를 꺼린다는 것이다.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3조2에 따라 중개업체를 통해 만남을 할 경우 건강진단서, 범죄경력증명서, 재직증명서 등을 사전에 만남 상대에게 제공해야 하고, 공증인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서류 제공을 기피하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업체는 폐업을 하고 무등록으로 영업하는 곳이 덩달아 늘어났다.


전대영 국제다문화협회 인권위원장은 "기존 중개업체들이 문을 닫은 다음 무등록으로 영업을 하는 곳들이 많다"며 "여행을 보내주는 것처럼 한 다음 현지 업체들과 짜고 사기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그 많던 회사들이 한 번에 다 사라졌는데 대부분 무슨 일을 하겠느냐"며 "사기를 치는 중간 모집책이 된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엔 중개업체를 통하지 않고 현지 한인 타운을 통해 국제결혼을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출입국 행정 업무를 대행해주는 정한우씨는 "본인이 자발적으로 일정 기간 체류하면서 현지 여성들을 만나 결혼하려는 20대 남성들도 있다"면서 "결혼중개업체를 통하면 비용도 들고 서류가 위조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