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대학교에서 페미니즘 모임이 게시한 대자보가 훼손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대 페미니즘 모임 ‘젠장’은 17일 강남역 살인사건 1주기를 맞아 “여성혐오를 여성혐오라 하지 못할 때 여성들은 매일 목숨을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 대자보는 다음날 오후 1시께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대자보 위에 종이를 붙여 ‘여’자를 ‘남’자로 바꿔 놓는 식이었다.
같은 날 젠장이 게시한 성 소수자 관련 대자보도 누군가에 의해 완전히 철거됐다.
젠장은 16일 군형법 제92조6 위반 혐의로 징역 2년형을 구형받은 동성애자 A대위의 무죄석방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해당 대자보는 ‘나도 잡아가라’는 제목으로 “나는 레즈비언이다. 내일 여자친구와 센트럴파크 가서 도시락 먹기로 했다. 나도 색출해서 잡아가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젠장 측에서는 “민주사회, 특히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소수자를 위한 목소리가 훼손되고 제거됐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부하고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도 잡아가라’ 대자보는 서강대를 시작으로 연세대, 이화여대, 성신여대, 단국대, 부산대, 충남대 등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중 많은 대자보들이 훼손되거나 도난당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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