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0권 장서 갖춘 '문학가 호텔'과 헤밍웨이 이름 딴 칵테일 있는 '도서관 호텔'의 이색풍경
작은 도서관 못지않은 장서를 갖춘 호텔이 등장, 문학에 조예가 깊은 애호가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포르투갈 오비두스의 ‘Literary Man 호텔’과 미국 뉴욕의 ‘Library 호텔’은 그 장서 규모와 구성이 꼭 도서관 같아 도서관 호텔인지, 호텔 도서관인지 공간 정의가 어려울 정도. 각각 고전미와 현대성이 두드러지는 두 호텔은 문학과 휴식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세계 문학 애호가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왕비의 도시에 들어선 고풍스러운 ‘문학가 호텔’
결혼을 앞두고 있던 포르투갈의 왕 돔 루이스 1세는 정혼자인 왕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영지 중 아름다운 마을을 통째로 그녀에게 선물했다. 그 후 왕비의 직할령이 된 도시 오비두스는 지금까지 ‘왕비의 마을’로 불리며 왕과 왕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아름다운 풍광으로 세계 각국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작고 아름다운 도시에 장서 45,000권을 갖춘 호텔이 등장해 1000여명 남짓한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관광객들의 시선이 집중됐는데, 관심의 주인공인 Literary Man 호텔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곳으로 책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알려지며 금세 지역의 명소가 됐다.
고풍스러운 도서관 풍경은 이곳이 오픈한지 1년도 채 안된 곳임을 잊을 만큼 익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책을 판매하는 서점과 도서관, 그리고 기증도서를 위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으며 올 연말까지 장서 규모를 10만 권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호텔 측은 밝혔다.
3층은 사회과학, 8층은 문학… 층별 분류 된 ‘도서관 호텔’
미국 근대 도서관학을 정립한 듀이는 ‘10진 분류법’을 개발, 도서 분류의 기준을 마련했고 뉴욕 맨해튼에 자리 잡은 도서관 호텔은 층별로 이 10진 분류법을 충실하게 따라 층별 호수 구성을 장서구분과 동일하게(?) 해 화제가 됐다.
로비부터 벽면을 가득 채운 양장본 책들이 압도하는 도서관 호텔은 각 층의 분류기준에 따른 세부분류를 호수별로 나눠 공간구성의 주제로 삼았다. 총 14층으로 이뤄진 도서관 호텔은 3층부터 12층까지 10진 분류법에 따라 나눠졌는데, 사회과학이 주제인 3층 300.006호는 법, 300.005호는 경제, 문학이 주제인 8층의 경우 800.002호는 고전소설, 800.004호는 드라마를 테마로 한 책들을 비치하는 식으로 전 층 객실을 분류법에 맞춰 충실하게 구성해 일반 고객은 물론 도서관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호텔 스카이라운지는 ‘도서관’ 답게 해가 떠있는 시간엔 안락의자와 함께 휴식과 독서를 만끽할 수 있는 ‘작가의 서재’와 ‘시의 정원’ 이 있으며, 이 공간은 밤이 되면 ‘책갈피’라는 이름의 바(Bar)로 운영돼 ‘퓰리처’, ‘위대한 개츠비’, ‘헤밍웨이’ 같은 유명 작품과 작가 이름을 딴 칵테일을 제공해 문학 속 영혼의 안식처로서의 제 기능을 훌륭히 수행한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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