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술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몇 차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6차 핵실험까지 추가로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신형 미사일을 7번 발사했다. 모두 ICBM 개발을 위한 수순으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상당한 기술진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화성 12'형 미사일도 처음으로 최대고도가 2000km를 넘어섰다.
하지만 최종 ICBM개발을 위해서는 두 가지 기술이 추가로 필요하다. 우선 대기권 재진입체(RV:Re-entry Vehicle) 기술이다. 미사일이 날아올라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섭씨 6000~7000도의 엄청난 고열에도 탄두가 폭발하지 않고 견디는 재진입체 기술(페어링)을 확보해야 한다. 페어링 제작기술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소수 핵무기 보유국가에서만 확보한 기술이다. 재진입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특수재료는 북한이 수입할 수 없는 거래금지 품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북한은 제3국을 통해 은밀히 관련 재료와 기술을 수입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핵탄두 탑재를 위한 핵무기 소형화 기술도 필요하다. 하지만 군당국은 북한이 아직은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상 미사일에 탑재되는 핵탄두 중량은 648kg이다.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110㎏, 러시아 255㎏, 영국 350㎏, 중국 600㎏, 인도 500㎏ 등이다. 미국은 소형핵탄두를 장착한 크루즈미사일을 개발했고 인도를 제외한 다른 나라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소형핵탄두 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북한이 15일 공개한 미사일 사진을 보면 지난 4월 열병식 때 선보인 ICBM급 추정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특히 '화성-12'형은 격자형 보조날개를 달지 않고도 자세 제어가 이루어져 관련 기술이 진보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기존 평가에는 변동이 없다"면서 "한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했다는 첩보를 가지고 있지 않고 그런 정황도 포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은 5차례 핵실험을 통해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 실험에 이어, 수소탄 개발이라는 일반적인 핵 개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의 소형화ㆍ경량화ㆍ다종화 기술에서 상당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기술도 어느정도 보유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가별 핵탄두 소형화 완성 기간을 보면 미국은 핵실험 후 7년(완성 1952년), 옛 소련 6년(1955년), 영국 7년(1959년), 프랑스 2년(1962년), 중국 2년(1966년) 등이다. 이들 국가 사례로 미뤄보면 1차 핵실험 10년이 지난 북한도 소형화 가능성은 기간을 감안할 때 충분한 상황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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