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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사람이 무섭다…산불 80%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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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10건 중 8건 인재…강원·경북·경남 등지의 산불피해 매년 지속, 지역 지리적 특성 감안한 산불대응 필요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 산불진화 과정에서 순직한 故 조병준(47) 정비사의 영결식이 10일 전주 삼성장례문화원에서 산림청장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은 당일 국립대전현충원 순직공무원 묘역에 안장돼 영면(永眠)에 들어갔다. 고인이 사고를 당했을 무렵 강원과 경북지역에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에 총 340㏊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하고 애꿎게 주택을 잃은 80여명의 이재민이 임시주거지에 머무르게 되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6일부터 사나흘에 걸쳐 강원 삼척·강릉, 경북 상주를 휩쓸고 간 화마(火魔)가 사람과 자연에 상흔을 남겼다. 지난 8일과 9일 사이 화마는 모두 진화됐지만 당시의 상황전파 및 진화과정에 관해선 여러 문제점을 남는다.

일각에선 봄철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었던 강원 삼척과 강릉 등지의 현장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산림청, 소방당국이 유기적 협력체계를 갖춰 초기진화에 나섰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다. 여기에 상황발생 당시 재난문자 발송과정에서의 관계기관 간 불협화음과 재난상황 발생 시 컨트롤타워의 부재, 산불진화 헬기 동원과정에서의 한계점 등이 주된 개선점으로 대두된다.



하지만 산림청 안팎에선 이보다 더 큰 문제로 산불원인 대부분이 인재(人災)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과 특정 지역에서의 대형산불 및 피해규모가 지속적되는 점 등을 꼽는다.

같은 이유로 산불발생의 전과 후를 구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의 산불 대응방식을 논하기 이전에 근본적 대처방안 모색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최근 10년간의 원인별 산불현황과 지역별 산불누계현황 등은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는 근거가 된다.


11일 산림청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07년~2016년 집계된 산불 발생건수는 총 3935건이다. 이중 원인별 산불현황은 ▲입산자실화 1487건(37.8%) ▲논·밭두렁소각 723건(18.4%) ▲쓰레기 소각 493건(12.5%) ▲담뱃불실화 237건(6%) ▲성묘객실화 173건(4.4%) ▲어린이불장난 38건(1%) ▲기타 784건(19.9%)으로 분류된다. 사람의 실수에 의한 산불발생 비중이 전체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특히 같은 기간 산불은 총 90명의 사상자(사망 43명·부상 47명)와 1112억5700여만원(건당2820여만원)의 재산피해, 4782㏊(건당 13㏊)의 피해면적 등의 상흔을 남겨 산불피해의 심각성을 부각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은 큰 틀에서 자연발화와 인재에 의한 화재로 구분되고 최근 발생한 산불현황의 대부분은 인재에 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산불감시·예방·대응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 개개인이 산불예방의 중요성을 인식, 경각심을 갖는 게 중요해지는 대목”이라고 어필했다.


산불은 해마다 강원, 경북, 경남 등 특정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이들 지역은 피해규모 역시 타 지역보다 큰 현황을 보인다.



가령 2007년~2016년 전국 17개 시·도별 산불현황에서 ▲경북(710건) ▲강원(565건) ▲전남(424건) ▲경기(410건) ▲경남(398건) 등지는 산불발생 건수로 상위 5위에 포진했다.


또 면적을 기준으로는 ▲경북(211,95㏊) ▲강원(62.85㏊) ▲울산(39.8㏊) ▲전남(38.21㏊) ▲경남(36.72㏊) 등지의 피해규모가 컸던 것으로 확인된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산불건수 및 피해규모를 보인 지역은 제주도로 최근 10년간 총 5건의 산불이 발생해 5㏊가량의 피해면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산불피해 규모가 지역별로 큰 편차를 나타내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지리적 특성이 산불건수와 피해규모에 일정부분 영향을 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일례로 강원도(산불건수·피해면적 모두 상위 2위)는 지난 6일 삼척과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총 327㏊(삼척 270㏊·강릉 57㏊)의 산림피해를 입었다.


이는 여의도 면적 290㏊을 훌쩍 넘어선 규모로 산림청은 당시 강원지역에 불어온 ‘양간지풍(襄杆之風)’으로 진화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적 강풍으로 고온건조하고 속도가 빠른 특성이 있어 강원도 지역의 산불이 크게 번지는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최근 10년 강원지역의 연도별 산불현황은 ▲2007년 26건·14.03㏊ ▲2008년 22건·13.49㏊ ▲2009년 60건·62.97㏊ ▲2010년 46건·93.09㏊ ▲2011년 39건·111.19㏊ ▲2012년 44건·16.16㏊ ▲2013년 36건·9.65㏊ ▲2014년 73건·20.03㏊ ▲2015년 125건·237.21㏊ ▲2016년 91건·50.72㏊ 등으로 집계돼 산불피해가 연도별로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케 한다.


이와 관련해 산림분야의 한 관계자는 “지역별 지리적 특성과 산불현황을 고려해 산불예방·감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산림청은 통상 3월~4월 사이에 산불특별대책기간(올해 3월 15일~4월 20일)을 정하고 이 시기에 맞춰 산불감시와 진화대응 체계를 강화한다”는 그는 “하지만 강원도 산간지역에는 이 기간 눈이 녹지 않은 구간이 많아 산불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4월말~5월에는 역으로 산불위험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며 “지역별로 서로 다른 지리적 특성을 감안, 이에 상응한 산불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전체 3935건)은 ▲봄(3월~5월) 2318건·전체의 58.9% ▲여름(6월~8월) 287건·7.3% ▲가을(9월~11월) 402건·10.2% ▲겨울(12월~2월) 928건·23.6% 등으로 집계돼 사계절 중 봄과 겨울에 산불이 집중되고 있음을 가늠케 한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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