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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기' 맞은 은행권…채용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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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반직 신입행원 '대규모 공개채용' 점차 사라져…" 핀테크, IT 등 이공계 전공자 수요 확대"

'디지털 전환기' 맞은 은행권…채용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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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국내 은행권 채용 풍토가 변화를 맞고 있다. 디지털 금융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통적 은행원의 업무가 대부분 비대면 방식으로 대체되는 등 역할 변화가 요구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의 대졸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채용(공채) 규모가 총 850명에 그쳐 최근 6년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1년 1400명에 육박했던 공채 규모는 해마다 점차 줄어 2014년(955명)엔 1000명대 미만으로 내려앉았다. 2015년의 경우 정부의 고용확대 지침으로 일시적으로 늘어난 1354명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곧바로 40%나 급감해 2010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은행권 채용은 이처럼 절대 규모가 줄어들 뿐 아니라 시기도 부정기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과거 은행들이 상·하반기 공채를 각각 때맞춰 실시했던 반면 최근 3~4년 사이에는 하반기에만 일반직 행원을 채용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일반직 신입행원 공채를 실시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했다. 우리은행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KEB하나은행의 경우 4년째 상반기 일반직 공채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네 곳 시중은행이 일제히 일반직 공채를 건너뛰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창구업무를 담당하는 신입행원 채용을 실시하긴 하지만 이는 통상 뽑아온 일반직과는 직무가 다른 개념이다. 최근 이어진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창구인력 충원 격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일반직 채용문은 점점 좁아지는 반면 디지털 금융 및 보안, 글로벌, 부동산투자부문 등 '전문성'을 살린 분야에서의 채용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이공계 출신 지원자에 대한 은행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이공계 및 IT인재 약 50여명을 채용했다. 은행이 플랫폼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관련 특정업무에 '타기팅(targeting)'한 채용을 실시한 것이다. 아울러 백신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인터넷 보안시스템 업체 출신 악성코드 분석 전문가, 유명 온라인 게임업체 출신 개발자 등을 채용하기도 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채용 당시 정보보호전문가 등 IT인력을 비롯해 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 등 전문자격증 보유인력을 별도로 뽑았다.


금융업권 중 유일하게 수백명 단위의 대규모 채용을 실시했던 은행권이 일반직 채용문을 닫자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불평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은행업계 관계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과 함께 본격 디지털 전환기를 맞은 탓에 앞으로도 과거와 같은 대규모 채용방식을 선호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입·출금 등 단순 금융서비스는 이미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으로 95% 이상 이뤄지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점차 고도화될수록 금융상품 추천 및 상담인력도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라 인력운영 방식도 전반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향후 핀테크, IT 등 이공계 전공자에 대한 수요는 과거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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