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컨소시엄 "지급보증" 요청에
보츠와나 정부, 차일피일 결정 미뤄
착공시점 상반기→하반기로 연기
"지급보증 거부하면 계약 자체 무산될수도"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포스코에너지가 참여한 남아프리카 보츠와나 전력사업이 현지 정부와 국회의 미온적인 태도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전력값을 제 때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지급보증 문제를 놓고 보츠와나 정부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번 사업은 국내 발전사가 남아프리카에 진출한 첫 사례로 업계서도 관심이 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300㎿급 보츠와나 석탄발전소 착공시점을 당초 올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했다. 이번 사업은 보츠와나 모루풀레 광산 인근에 석탄발전소를 건설한 뒤 생산한 전력을 현지 국영전력공사(BPC)에 전략 판매하는 프로젝트다. GS건설이 발전소 세우고, 포스코에너지가 30년 간 발전소 운영·관리를 맡기로 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일본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와 컨소시엄을 구성, 2015년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지난해 12월 공식적으로 사업을 수주했다.
착공시점은 우협대상자로 선정된 후부터 계속 미뤄지고 있다. 2015년 당시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하반기엔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계약이 12월에 체결되면서 시점이 한 차례 늦춰졌다. 포스코에너지는 계약 체결 후 올 1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지급보증 문제가 불거지며 또 다시 착공을 미뤘다. 자연히 가동 목표시점도 우협대상자 선정 당시 2020년 5월에서 12월 이후로 연기됐다.
프로젝트가 진전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보츠와나 정부가 지급보증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와 마루베니는 전력공사의 부실한 재무상태를 이유로 정부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전력공사가 제 때 전력값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투자손실이 나지 않도록 에스크로 계좌를 만들어 투자규모인 8억 달러를 미리 예치해달라는 것이다. 보츠와나 전력공사는 운영 손실이 심해 그간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사실상 연명해왔다.
하지만 보츠와나 정부 측은 국회 승인이 필요하다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속내엔 포스코에너지와 마루베니의 지급보증 요구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츠와나 에너지부 장관은 "다른 종류의 보증과 지원은 제공할 수 있지만 지급 불이행 시 투자금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는 놀라운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지급보증 승인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포스코에너지와 마루베니는 투자비의 80%(약 6억 달러)를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조달해야 하는 만큼 지급보증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지급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프로젝트는 계속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마루베니가 주도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보츠와나측 진행이 더딘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측과 잘 얘기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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