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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토론]文-安, 安-洪 물고 물리는 '삼각관계'…'D-16' 戰線 형성(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3분 1초

정치 분야 토론회에서 'MB아바타' '갑철수' 화두로,


沈의 '이례적' 文 지원사격…진보 진영끼리 草綠同色?

사드, 검찰·국정원 개혁, 개헌 등에선 각론에서 이견


'돼지 흥분제' 洪 , 다른 후보들이 허수아비 취급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명확한 '전선'이 형성됐다. 23일 치러진 대선후보 토론에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다시 안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간에 물고 물리는 '삼각관계'가 완연히 드러났다.


문 후보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무너뜨린 채 독주 채비를 갖추자 일부 보수층과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율 반등세를 보인 홍 후보가 '밴드왜건효과(우세한 후보로의 표 쏠림 현상)' 차단을 위해 2위 후보인 안 후보를 집중 견제하는 모양새를 띠었다. 이른바 '홍찍문(홍 후보를 찍으면 문 후보가 된다. 그러니 안 후보를 찍어야 한다)'이란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대북 사전결재' 의혹 놓고 文ㆍ沈 VS 중도·보수 후보= 이날 오후 서울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초청 1차 토론은 2007년 노무현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대북 사전결재' 의혹을 놓고 포문이 열렸다. 같은 보수 진영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홍 후보가 "또 거짓말을 한다"며 '색깔론'을 전개했고 이에 문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불거졌던 북방한계선(NLL) 사건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선 TV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공세적이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보수 진영의 유 후보를 향해 "안보장사를 하고 있다"며 측면에서 문 후보를 지원 사격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북 사전결재 의혹을 끄집어낸 주축은 유 후보였다. 그는 문 후보에게 "거짓말이 들통이 날까봐 계속 말 바꾸기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진실이 무엇인지 이 자리에서 밝히라"고 요구했다.


반면 문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했는데 선거가 끝나고 터무니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 후보와 당시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처벌받고 사과했다"면서 "좌시하지 않겠다, 단호하게 (송민순 전 장관에게)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또 "고도의 외교관계를 자서전에 기술한 자체가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하고, 당시 문서를 제출하는 것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된 북핵위기 해법으로는 문·심 후보가 다자외교를 천명한 반면 중도·보수 진영의 안·홍·유 후보는 한미동맹 쪽에 무게를 뒀다. 전자의 두 후보가 다자외교를 통한 비핵화를 언급하는 동안 다른 세 후보는 한미동맹의 우산 속에서 힘의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내가 '갑철수'·'MB아바타'냐…文 VS 安 신경전= 1, 2위 대권주자인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공방전은 이날도 불꽃이 튀었다. 안 후보가 먼저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네거티브 문건을 끄집어내 문 후보에게 "내가 '갑철수'냐"고 공격했고, 문 후보는 모두의 미래를 이야기하자고 해놓고 그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과거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무마했다.


안 후보는 또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둘러싼 이른바 서울대 '1+1 임용 의혹'과 문 후보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을 동시에 검증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문 후보에게 "(내 아내인) 카이스트 교수가 서울대 교수로 이직한 것이 특혜인가, 권력실세에 있는 아버지를 두고 있는 (문 후보의) 아들이 5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게 특혜인가"라고 되물었다. 문 후보는 급작스러운 공세에 "무슨 말씀"이냐며 잠시 당황하는 기색을 내비쳤다.


두 사람의 깊은 감정의 골은 결국 "안철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아바타냐"는 질문에 이르러 폭발했다. 안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이같이 묻자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이 있다"고 답한 뒤 "그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MB 정권의 연장을 막기 위해 대선후보를 양보했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자 결국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이 같은 논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둘러싼 악의적 소문 등으로 확전되면서 공방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홍 후보는 "마치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선후보 토론인지 알 길이 없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사드배치, 검찰·국정원 개혁은 각론에서 이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도 후보들이 맞붙였다. 특히 양강구도를 구축하며 보수진영 후보들로부터 '안보관' 집중 공세를 받아온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충돌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안 후보는 '북 측의 5차 핵실험 등 상황의 변화가 있어 사드(배치 찬성 쪽으로) 당론 변경이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과 정보기관 개혁에 대해선 5명의 후보 모두 개혁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각론에선 충돌했다. 문 후보와 유 후보, 심후보는 검찰개혁과 관련,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에 공감했으나 홍 후보는 "또 하나의 검찰기관을 만들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대해선 이견이 거의 없었다.


문 후보는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공수처를 설립해 검찰의 잘못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고, 심 후보는 공수처 신설 외에 검사장 직선제를 제안했다.


홍 후보는 "예전 검찰은 정의로웠지만 지금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면서 "지금은 사실상 '검찰 독재시대'"라고 규정했다. 그는 검·경 감시체계 확립과 검찰총장외부영입 등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매 정부마다 거론되는 문제인 만큼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방점을 찍었다.


국가정보원에 대해선 문·심 후보가 국내정보 파트나 민간인 사찰 등을 폐지한 '해외안보정보원', '해외정보원'으로의 개편을 주장했다. 유 후보는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 대상을 간첩ㆍ테러에 국한할 것을 제시했다.


반면 홍 후보는 "종북세력 색출을 위해 국정원의 대북기능과 대공수사기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 '작은 청와대' 등 대안…'돼지 흥분제' 논란 빚은 洪 사퇴 촉구= 개헌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 해소에는 안 후보가 "개헌으로 권한을 축소하고 견제받게 해야 한다"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반면 문·홍 후보는 기존 헌법만 제대로 지켜도 폐단이나 비난이 일지 않는다면서 각기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 '작은 청와대'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심 후보는 매주 생중계되는 대통령 브리핑과 200억원대 대통령 특수활동비 폐지 등을 약속했고, 유 후보는 수석비서관제 폐지와 청와대 조직 축소, 200명으로 국회의원 축소 등을 제안했다.


국방개혁과 관련해선, 심 후보가 500원 동전 얘기를 꺼냈다. 국방위원장 출신인 유 후보를 향해 "자식을 군대에 보낸 엄마가 500원짜리 모은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냐"며 "아이들이 세탁기, 탈수기 써야 해서 500원짜리 선물을 해줘야 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의 의무를 하는데 부모 돈 털어 군대를 유지해도 되냐"면서 낮은 현역병 보수 책정을 문제삼았다.


한편 이날 토론에선 홍 후보의 '돼지 흥분제' 논란을 놓고 다른 후보들의 사퇴 촉구가 빗발쳤다. 45년 전 대학시절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은 홍 후보에 대해 스스로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같은 보수 진영의 유 후보는 "강간미수 공범"이라고 표현했고, 안 후보는 "용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심 후보는 아예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홍 후보는 자신을 무시한 채 TV카메라를 보고 발언하는 안 후보에게 "국민들이 조잡스럽게 생각한다"고 반격했다. 또 "친구가 성범죄 기도하려는 것을 막지 못해 책임감을 느끼고 12년 전 자서전에서 고해성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 후보에게는 "참여정부 시절 성완종(전 회장)을 두 차례나 사면해줬다. 왜 두 번이아 해줬느냐"고 공격했다. 자신이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사실을 놓고 오히려 역공에 나선 셈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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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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