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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인수전 안갯속…韓·臺·美 반도체 산업 명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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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24일 방일…도시바 경영진과 협의
미국·일본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 논의할 듯
일본에 협업 방안 제시…기술 유출 우려 불식
홍하이그룹, 31조원 베팅…애플 등 미국 기업과 연합시도
도시바와 공동 투자한 WD은 독접 교섭권 요구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연합 가장 유력


도시바 인수전 안갯속…韓·臺·美 반도체 산업 명운 걸렸다 (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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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를 놓고 한국과 대만, 미국 기업들이 명운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세계 2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도시바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향후 반도체 산업의 판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4일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바 경영진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도시바 측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하는 하나의 원칙은 단순히 돈을 주고 산다는 의미가 아니라 더 나은 개념에서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협업 방안을 알아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도시바 인수를 위해 약 3조엔(약 31조5000억원)의 자금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진 대만 홍하이그룹(폭스콘)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도시바가 단순히 자금 규모를 떠나서 협업이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가 중국계로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1년 의료 장비 및 카메라 제조업체 올림푸스가 지분을 매각할 때 올림푸스가 가진 광학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외환·대외 무역법'으로 인수전에 개입하기도 했다.


도시바는 원전 사업에서 발생한 막대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핵심 사업인 메모리 사업부를 분사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통해 약 20조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이 중국이나 한국으로 넘어갈 경우 그동안 쌓은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며 미국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들과 손을 잡는 한편 도시바와협업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미국 베인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인캐피탈은 전체 운용자산이 750억 달러(약 85조4000억원)에 달하며 일본에서 패밀리레스토랑 스카이락, 도미노피자 등에 투자한 바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 입장에서도 도시바가 중국계로 넘어갈 경우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이 도시바 인수를 통해 기술력까지 확보할 경우 한국을 추격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잠재적 경쟁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도 도시바 인수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는 도시바 인수는 부족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번 다시 안 올 기회다. 적정 인수금을 훨씬 웃도는 3조원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반도체 제조 공정은 갈수록 복잡·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공장을 짓고 장비를 반입한다고 해서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 어렵다.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 전체 지분가치는 1조5000억엔(약 15조4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하이그룹은 그 두 배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제시하면서 도시바 경영진을 유혹하고 있다.


홍하이그룹은 중국계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일본내 정서를 고려해 미국 애플이나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샤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웨스턴디지털도 도시바 인수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그동안 도시바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독점교섭권을 요구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5월 17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미국 샌디스크를 포함해 도시바와 17년 동안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도시바와 반도체 주력 공장에 총 1조4000억엔을 투자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5월 17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미국 샌디스크를 포함해 도시바와 17년 동안 공장을 공동 운영 중이다. 도시바와 반도체 메모리 생산에 필요한 거액의 설비를 공동 투자하는 계약을 맺어 그동안 1조4000억엔을 투자했다.


일본을 방문중인 마크 롱 웨스턴디지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0일 "일본산업혁신기구와 일본개발은행과 연합할 방법을 찾기를 원한다"며 공동 입찰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연합이다. 실버레이크파트너스는 브로드컴에 약 3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제공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등 일본 은행 3곳은 브로드컴에 150억달러를 대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도시바의 구조조정계획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일본 은행 3곳으로부터 대출을 확보하는 것은 브로드컴의 인수여력 뿐만 아니라 정치적 지지를 얻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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