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김준일, 상대 에이스 막기 특명…오늘 플옵 5차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스물다섯 동갑내기 이승현(고양 오리온)과 김준일(서울 삼성)은 프로농구 최고 살림꾼들이다. 동료들이 보증한다. 오리온 포워드 김동욱(36)은 "이승현이 없으면 오리온 골밑이 낮아진다"고 했다. 삼성 가드 주희정(40)은 "김준일이 수비, 리바운드에서 궂은일을 잘 해줄 때 삼성 공격이 산다"고 했다. 이승현과 김준일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하는 4강 플레이오프 다섯 번째 경기도 좌우할 것이다.
이들은 상대 주득점원을 봉쇄해야 한다. 이승현은 리카르도 라틀리프(28)를, 김준일은 애런 헤인즈(36)를 괴롭힐 것이다. 라틀리프는 삼성 득점의 평균 60%를 책임진다. 이승현은 "중요한 순간에 한 번 실수를 하게 만들거나 리바운드를 따내면 분위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러려면 파울관리를 잘해야 한다. 이승현은 지난 17일 잠실에서 열린 네 번째 경기(오리온 79-76승)에서 4쿼터 5분쯤 네 번째 반칙을 기록했다. 반칙을 하나만 더하면 퇴장.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웠다. 라틀리프는 4쿼터에만 21득점, 이승현이 4반칙에 걸린 다음 5분 새 17득점을 했다.
삼성 김준일은 헤인즈의 슛을 막아야 한다. 김준일은 "헤인즈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패스보다 슛을 한다. 나는 막을 기회만 엿보고 있다"고 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45)은 "우리는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 '한 방'이 없다"고 답답해하면서 김준일에게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둬 달라고 요구했다.
이 감독은 "김준일은 운동신경이 탁월하다. 수비도 잘할 능력을 갖췄다"고 했다. 김준일도 "우리 팀에는 라틀리프, 문태영(39) 선배 등 공격적인 선수가 많다. 내가 궂은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현과 김준일은 득점력도 겸비했다. 특히 이승현은 지난 2월 1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정규리그 홈경기(오리온 96-90승)에서 프로 데뷔 후 개인최다 기록인 33득점을 했다. 이승현은 "그날 이후 슛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김준일은 "골밑싸움에 자신 있다"고 했다.
이승현과 김준일은 지난 2014~2015시즌 프로에 데뷔한 동기다. 둘은 다음달 8일 군에 입대한다. 이승현, 김준일은 한 목소리로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입대하고 싶다"고 했다.
삼성과 오리온은 2승2패로 동률이다. 19일 다섯 번째 경기에서 이긴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22일부터 안양 KGC 인삼공사와 7전4선승제로 우승을 다툰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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